전원생활을 꿈꾸다

[직영건축-도장]

주홍완 2025. 5. 24. 19:15

5월 20일(화) ~

 

벽과 천장 도장작업을 시작했다.

 

도장은 도배보다 비용이 높지만, 마감이 훨씬 고급스럽고 내구성도 뛰어나다고 해서 선택한 것이다. 또 천장이 높아서 향후 손 갈 일이 거의 없어야 한다는 점도 도장을 택한 이유다.

 

기술자는 한명이 들어와서 차분히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도장 작업은 퍼티를 세 차례 한 후 샌더로 면을 매끄럽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페인트를 칠하는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퍼티작업이 필요한 이유는 도장할 면을 매끄럽게 다듬고, 나중에라도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적 조치들을 해서 최종 도장면의 질과 내구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1차 퍼티작업에서는 도장할 면을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만드는 과정으로, 석고보드나 합판 등 자재 간 이음부위에 어쩔 수 없이 생긴 틈을 메워 주고 모서리 등에 보강재를 대주는 일 등을 하게 된다.

 

평면 이음새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메쉬를, 안쪽 모서리엔 종이 코너테이프를, 바깥 모서리엔 종이 위에 보강재로 엷은 철판이 덧대진 코너테이프를 붙인다. 이것들을 벽과 천장에 붙이는 접착제로는 목공본드를 쓴다.

바깥 모서리 보강재로 쓰는 코너 테이프. 얇은 금속판이 붙어 있다.

 

안쪽 모서리엔 종이로만 된 코너 테이프를 보강재로 붙인다.

 

거실 천장 작업을 위해 현장용어로는 PT아시바라고 불리는 PT비계를 실내에 다시 설치했다. 여기서 PT(Prefabricated Type)는 ‘조립형’이라는 뜻이고, 아시바는 발판(足場)이라는 뜻의 일본말이다.

 

천장까지 5.7m에 달하는 곳엔 PT비계를 2단으로 설치하고, 낮은 쪽 천장 작업을 위해서는 환봉으로 비계를 설치하고 PT비계와 연결해 안정성을 높였다.

천장 작업을 위해 거실에 설치한 비계. 실내가 다시 꽉 찼다.

 

방 두 개를 제외한 2층과 거실의 천장과 벽, 현관의 1차 퍼티작업에만 4일이 소요됐다.

 

코너 테이프와 메쉬 등 보강재를 일일이 붙여줘야 하고, 높은 천장고로 비계도 설치해야 하는 등의 일이 따르기 때문에 1차 퍼티 작업이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한다.

 

이번 도장 공정에는 내가 거들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 청소와 비계 설치할 때 환봉과 안전발판을 나르는 일이 다였다.

 

그래서 시간이 빌 때마다  콘센트와 스위치박스를 달면서 생긴 틈을 석고보드로 메우는 일도 하고,  조경용 소나무 전지와  안방 욕실에 벽을 세우면서 생긴 틈에 몰탈을 채우는 일도 했다. 이 일을 위해 시멘트를 모래와 배합해 채웠는데 들어간 양이 많지 않아  시멘트 한 포가 거의 그대로 남게 됐다.

 

시멘트는 개봉하면 남은 걸 오래 보관할 수가 없다. 습기가 들어가며 굳어 버리기 때문이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블루베리 옮겨 심을 구덩이에 파벽돌을 활용해 벽을 세우는 일까지 했다.

 

블루베리는 습지에 오랫동안 쌓인 이끼가 썩어 만들어진 흙인 피트모스에 심어야 한다. 경사지에 블루베리를 심게 되면 피트모스가 유실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피트모스를 가둬 줄 벽이 필요한데 이것을 파벽돌로 쌓아 만든 것이다.

 

 

다행히 햇볕이 나지 않고 바람까지 불어줘 옥외지만 땀을 흘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다. 블루베리가 총 6주인데 구덩이를 4개 밖에 만들지 못했다.

 

가식해 놓은 블루베리가 지금은 열매를 맺은 상태니 수확을 한 후에 옮겨 심을 계획이다. 차근차근 두 개를 더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