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찾아온 가을이 벌써 계절의 모퉁이를 돌아가고 있다. 화려한 자태를 뽐내나 싶던 단풍도 불과 며칠 만에 색 바랜 낙옆을 떨군다. 이번 가을은 우리에게 푸른 하늘과 고운 단풍을 즐길 여유도 주지 않고 그냥 스치듯 지나가는가 보다. 아무래도 10월 중순에 갑자기 닥쳤던 찬기운이 나무들을 서둘러 월동채비로 이끌었기 때문인 것 같다. 서울 최저 기온이 0도까지 떨어져 같은 시기에 64년 만에 나타난 최저기온이라고 했던 그 때 서둘러 외투를 꺼내 입었던 일이 떠오른다. 요즘들어 다시 늦가을 답지 않은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살랑거리는 바람에도 낙엽이 비처럼 내린다. 다행히 2주 전에 심은 월동대파는 잘 뿌리를 내린 것 같다. 밤이면 추위가 찾아오니 여린 모종이 쑥쑥 크는 건 애초 기대를 하지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