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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갠 뒤의 아침

10월 30일(금) 밤 사이 내린 비가 안개를 가득 펼쳐 놓았다.대지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 상쾌한 공기는 몸 속으로 퍼져 나간다.동녘의 능선 위로 얼굴을 내민 햇살은 안개에게 어서 비키라고 성화를 대는데...안개는 조금만 더 있겠다고 산허리를 움켜 잡는다.이 순간을 즐기려고 나는 서둘러 산책길을 나선다. 어제는 이번 가을 들어 처음으로 난방을 했다. 영하로 떨어졌던 아침 기온에 종일토록 햇볕 한 점 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저녁엔 거실 기온이 20도까지 떨어졌다.그런데 맨발로 딛는 바닥은 그보다 엄청 차게 느껴졌다. 집을 지을 때 인위적인 난방을 최소화하려고 단열에 꽤나 신경을 쓴다고 했는데도 현실에선 한계가 있나 보다. 10월의 마지막 밤을 이곳에서 함께 보내고 싶다는 형제들이 내일 오기로 했으니..

사용 승인(준공 검사)

10월 29일(목) 신축 건물(집)을 적법하게 사용하려면 군청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허가 및 설계 업무를 맡긴 건축설계사무소에 필요한 소정의 서류와 사진들을 보내 군청 허가과에 '사용 승인'을 신청하면, 군청에서는 양평군내 건축설계사무소 중의 한 곳을 임의로 지정해 준공검사를 맡기는데, 이때 현장에 나와 검사를 하는 민간인 건축사를 '특검'이라고 부른다. '특검'은 인가된 설계도면대로 건물이 지어졌는지, 난간과 각종 경보기 등 안전 시설은 제대로 갖췄는지, 공인된 절수용 수전을 썼는지, 2층 이상에 소방관 진입창은 규격에 맞게 설치했는지, 진출입로와 주차장은 제대로 확보돼 있는지 등 겉으로 드러나 있는 사항들을 점검한다. 이밖에 전기, 가스 , 수도, 정화조, 단열재, 보일러/난방설..

머뭇거리는 가을 한복판에서 길을 찾아

10월 25일(일)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옅은 구름띠가 산허리를 쓰다듬으며 남쪽으로 흘러간다. 바람은 부는 방향으로 멀리서 겨울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데, 울긋불긋하게 치장을 해야 할 때를 놓친 나무들은 헤설픈 낙엽만 떨구고 있고, 재선충에 감염돼 말라 죽은 붉은 소나무와 잣나무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오자마자 떠날 듯하던 가을이 오늘은 걸음을 잠깐 멈췄는지 아침 공기가 따스하면서 상쾌하다. 오르다온 가는 길에서 옆으로 빠져 청계산에 오를 수 있는 등산로를 찾으러 집을 나섰다. 길 왼쪽의 낮은 능선을 통하면 청계산 꼭대기까지 수월하게 오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동안 몇 번을 찾아봤지만 접근 가능한 곳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오늘 접어든 길목에서 건축이 중단된 택지를 가로질러 능선에 오를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