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닦기 20

집터 다시 만들기(평탄화와 석축쌓기)

2년 전에 3단으로 조성한 터의 맨 윗단과 가운데 단을 하나로 통합하는 토목공사를 나흘간 진행했다. 최초 토목공사를 한 뒤 1단서 3단까지 고저차가 커서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늘 하던 차에 부동산개발회사를 경영하는 지인의 조언이 재공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임야를 택지로 개발하는 토목공사 경험이 전무했고 관련분야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이런 시행착오가 빚어졌고 수업료를 비싸게 치룬 셈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차 공사때 쌓은 석축의 돌을 100% 재활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보다 석축이 길고 높아지는 바람에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 축대를 쌓기 전 첫날에 1단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서 수도관 2개, 전기관 1개를 2.5m 깊이로 집 지을 자리까지 매설하는 작업을 했다. 큰길 쪽 석축은 최대 높..

폭염이 시작된다는데 고장난 에어컨

지난주 토요일(17일) 저녁, 에어컨이 고장났다. 그날 낮에만 해도 시원한 바람을 잘 내뿜던 에어컨이 저녁이 되면서 냉기는 빠진 더운 바람만 토해냈다. 엄청난 폭염이 시작된다는데... 월요일, 출근한 아내가 LG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했지만 전화연결조차 잘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접속해 챗봇으로 고장접수를 하고나서 받은 수리기사 내방 일자가 28일이었다. 앞으로 열흘간을 에어컨 없이 버텨내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방역 4단계에 회사에 첫 확진자가 생기면서 전원 재택근무에 들어가게 됐으니 집에서 꼼짝 못하고 더위를 견딜 수밖에 없게 됐다. 유례를 찾기 힘든 폭염이 지속될 거라는 기상청 예보는 불행하게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월요일 정오 무렵이 되자 기온은 35도까지 올랐다, 앞뒤로 모든 문을 활짝 열어..

태양은 이글거렸지만 그늘에서 본 하늘은 아름답더라

7월 17일(토) 며칠 째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낮엔 물론이고 밤에 잘 때도 에어컨을 돌려야만 하는 요즘이다. 뙤약볕을 피하기 위해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섰는데 양양고속도로와 팔당대교 진입램프는 정체가 벌써 시작돼 있었다. 다른 주말과 비교하면 1시간 정도 늦은 시각의 혼잡상황과 비슷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코로나 방역 4단계 조치가 시행된다고 하니 모두들 새벽부터 강원도 쪽으로 내려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서후리 도착해 텃밭을 보니 큰 고추들이 제법 많이 달려 있고 수박도 1주일 전에 비해 꽤 자란 듯 했다. 커다란 애호박들 무게에 밑으로 처진 호박 줄기는 게으른 농부를 탓하는 듯 했다. 방울토마토는 익은 게 별로 없었다. 잠실 한강공원의 농사체험장에 있는 것들도 그렇던데 노지 토마토는 익는 속도..

처음으로 수확한 오이와 고추

6월 26일(토) 이번 주말은 부모님 산소에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양평행은 건너뛰려 했다. 어제 저녁 잠자리에 들면서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가 틀리기를 바랐는데,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 정도 비라면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향에 계시는 형님께 전화를 드렸다. 형님께서는 서울보다는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다며 다음에 내려오라고 하셨다. 산소에서 함께 보기로 했던 대전 누님께도 전화를 드렸더니 다음으로 미루자는 말씀이셨다. 내리는 양이 적더라도 비가 오면 산소에 오래 머물 수가 없다. 잡초도 뽑고 형제들과 산소에 둘러앉아 그동안 지낸 얘기도 나눠야 하는데 젖은 잔디 위에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 성묘 일정을 미루는 게 좋을 듯 했다. 그럼 오랜만에 ..

작은 아이, 강아지도 함께 한 양평에서의 하루

6월 18일(토) 오늘 양평행엔 둘째 아이와 우리(개)가 함께 했다. 식구 중에서도 둘째와 우리(개)는 아주 각별한 사이다. 한 달된 강아지를 입양해 키우기 시작한지 올해로 만 10년이 됐는데, 우리(개) 입양이 둘째의 간절한 바람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둘째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2년여가 지나도록 허락하지 않자 2011년 8월 초 어느 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왔다. “아빠, 학교 끝나고 텅 빈 집에 돌아와 현관문을 직접 열고 들어올 때 내가 겪는 외로움이 얼마나 큰지 알아? 그래서 개를 키우고 싶다는 건데 왜 허락해 주지 않는 거야. 아빠,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제발 허락해 줘. 공부 열심히 하고 뭐든 다 할게” 아이가 엄마도 출근하고 없는 빈 집에 돌아와..

끝내 돌아오지 않은 맨홀뚜껑

10월 11일(토) 오늘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다른 주말에 비해 1시간이나 늦은 8시가 돼서야 집을 나섰다. 예상한 대로 팔당대교 램프는 초입부터 차들이 밀려 있어 팔당댐을 건너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팔당댐 초입에 늘어선 차량 행렬이 오히려 지나온 팔당대교 램프에서 보다도 길었다. 댐을 건너서도 양수리까지 차량행렬은 느릿하게 이어졌다. 오늘 아침의 경로 선택은 그다지 운이 좋지 않았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지난주에 없어진 맨홀 뚜껑이 제자리로 돌아와 있기를 간곡히 기대했다. 누군가 급하게 쓸 데가 있어 잠시 자리를 옮겼을 뿐이지 나쁜 마음으로 가져간 것은 아닐 거라고 믿고 싶었다. 이렇게 공기 맑고 조용한 곳에 사는 사람 중에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는 나쁜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맨홀 뚜껑이 사라졌다

6월5일(토) 가는 길에 먼저 수능리 친구집 건축현장에 들렀다. 주말이라 일을 쉬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15일쯤 완공 예정이라며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겉모습이 웅장하고 보기 좋았다. 현관문이 잠겨 있어 겉만 둘러보고는 서후리로 향했다. 주차를 하고 집터로 들어서며 보니 주중에 내린 비가 물길을 따라 밖으로 흘러간 흔적이 눈에 띄었다. 지난주에 물길을 내느라 애쓴 보람이 있었다고 만족하며 집터로 올라서니, 아래 터로 내려가는 경사로엔 이전과 같이 빗물이 파놓은 골이 두 개나 나 보였다. 집터 안에 내린 빗물이 낮은 쪽인 경사로를 따라 골을 파며 내려간 것이다. 지하수 관정 옆의 우수맨홀 주변과 안에는 경사로에서 쓸려온 토사가 쌓여 있었다. 그런데 맨홀 뚜껑이 보이지 않았다. 며칠 전에 ..

텃밭 정리, 조경수 정식, 새로 찾은 식당서 점심

5월 15일(토), 오늘은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양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다. 양평 날씨를 봤더니 아침부터 비가 온다고 나왔다. 어쨌거나 서울은 비가 오지 않고 있으니 아침 일찍 가서 오전에 일을 끝낼 요량으로 집을 나섰다. 어린이 날 심은 호박모 중에 1포기가 영 시원찮아 보이길래 양수리 종묘상에 들러 멧돌호박모 2포기를 1천원 주고 샀다. 그 사이에 아내는 ‘클라라 & 커피’라는 떡집에 가서 떡을 하나 샀다. 서후리 도착해 보니 상추를 비롯해 울타리 안에 심은 채소들은 잘 자라고 있었다. 당근 씨앗을 파종한 곳엔 아직 아무 것도 나지 않았다. 잘 못 뿌린 건지 시간이 더 걸려야 나는 것인지 알 수 없으니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산 쪽에 심은 호박모들을 보니 애호박 세 포기는 떡잎..

3년 후를 기대하며 블루베리를 심었다

5월 8일(토) 새벽에 가락시장을 다녀왔다. 어버이 날을 맞아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아내와 장인어른께서 좋아하시는 생선들을 샀다. 서둘러 아침을 먹고는 아내가 싸준 김밥 도시락을 들고 양평으로 향했다. 블루베리 묘목 다섯 주를 심는 게 오늘 할 일이다. 한 달 전쯤에 깨비농장이라는 블루베리묘목 전문농장에 예약구매를 했는데 어제야 택배로 받았다. 내한성이 강하고 열매가 크다는 드래퍼 3주, 리버티 2주다. 서후리 도착해 둘러보니 어린이 날에 친 고라니방지용 울타리가 잘 서있고 안에 있는 채소들도 잘 자라는 듯 보였다. 다만 울타리 밖에 심은 호박 6포기 중에 애호박과 맷돌호박 모 한 포기씩이 영 시원치 않아 보였다. 그 중 맷돌호박모는 아예 꺽인 듯 고개가 땅에 닿아 있고 나머지 잎들도 시들해 보였다. 어제..

텃밭에 고라니막이 울타리까지 쳤다

5월 5일(수) 며칠 전 블루베리전문농장으로부터 한 달 전쯤 예약한 블루베리 5주를 이번 주 안에 보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금요일까지 묘목이 도착하면 토요일에 가서 심고 텃밭일도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 월요일, 아내가 어버이 날(토)에 맞춰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했다. 나는 주말에 양평 가서 해야 할 일이 많으니 친정은 어린이날에 당겨서 다녀오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하지만 아내는 주말에 어버이날을 맞는 게 흔치 않으니 꼭 그날에 맞춰 다녀오고 싶다고 했다. 아내가 어떤 마음으로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것인지를 아는 만큼 내 생각만 내세울 수가 없었다. 혼자서 하루에 텃밭일을 마무리하고 블루베리까지 심고 돌아오기는 무리라고 판단돼 계획을 바꿨다. 어린이 날인 오늘 아내와 함께 가서 모종 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