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닦기 20

새 이웃도 만난 텃밭 2주차 주말

5월 1일(토), 노동절 아침이다. 예보에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할 거라고 해서 6시에 눈을 뜨자마자 밖을 내다봤는데 비는 오지 않는다. 며칠 전 수능리에 집을 짓고 있는 친구가 상량식 대신으로 인부들에게 점심을 대접할 계획이라며 오늘 같이 하자는 연락이 왔다. 친구가 짓는 집은 경목구조라 대들보를 올릴 일이 없지만, 거기에 들어갈 비용으로 따뜻하고 푸짐한 식사를 인부들에게 대접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웬만큼 비가 오더라도 오늘은 양평에 꼭 가야 한다. 코로나 염려가 더욱 커지는 요즘이라 주말에 양평을 갈 때는 도시락을 싸갈 참이었다. 동네 김밥집은 8시가 돼야 열리니 그 시각까지 출발을 미루고 기다릴 수가 없어 베이글과 닭다리로 점심도시락을 생각했는데 친구로부터 점심초대를 받은 것이다. 덕분에 아내는..

터닦기 공사 결산

4월 18일(일) 하루 자고 났더니 허리 통증도 가셨고 몸이 많이 회복이 됐다. 오전에 윤 소장에게 수고 많았다는 인사와 함께 철쭉,영산홍 260주, 블루베리 식재용 피트모스 2포대, 손수레 비용으로 37만5천 원, 공사를 무사히 잘 끝낸데 대한 고마움을 담아 약간의 사례금을 함께 보냈다. 그동안 진행된 벌목, 보강토블럭 축대 30m, 평탄화 작업, 석측30m, 조경 등의 공사비로 총 3천500만 원이 들었다. 윤 소장은 앞으로도 몇 차례 손을 더 봐주겠다고 했다. 석축 사이에 심고 남은 철쭉과 영산홍 50주는 수능리 친구에게 선사하기로 하고 전화로 뜻을 전했다. 이로써 윤 소장과 계약한 토목공사는 모두 끝났다. 이제는 내가 해야 할 조경 마무리 작업과 집지을 준비 등이 남았다.

드디어 끝난 터닦기 공사, 그런데 몸에 문제가...

4월 17일(토) 윤 소장과 만나 터닦기 공사 마무리를 하기로 한 날이다. 아내가 같이 가겠다는 걸 공사가 끝난 뒤에나 같이 가자고 말린 후 혼자 집을 나섰다. 서후리 도착해보니 윤 소장에게 지난주 주문했던 것들이 모두 돼 있었다. 윤 소장이 주중에 작업을 해놓은 것이었다. 윤 소장에게 전화를 해서 왜 혼자서 일을 다해놓았느냐고 했더니 내가 추운데 와서 떨까봐 혼자서 했다고 했다. 나무를 옮겨 심는데 가장 큰 힘이 드는 일은 굴삭기가 한다. 하지만, 나무를 가식한 자리에서 뽑아 올리려면 그 전에 슬링바를 나무에 묶고 그 고리를 굴삭기 코에 걸어야 한다. 심을 장소에 가서는 미리 파놓은 구덩이에 들어가서 나무의 방향을 맞추고 바로 세우는 일이 필요하다. 그 다음 뿌리 밑에 흙과 돌을 채워 넣어 고정시킨 다..

폭우로 변한 봄비에 다시 미뤄진 마무리 공사

4월 10일(토) 오늘은 오전 11시경부터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어제 윤 소장으로부터 “내일 비가 많이 온다는데 일을 다음 주로 미루면 어떻겠느냐?”는 전화가 왔지만, 나는 더 이상 미뤄선 안 되니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답했다. 연로하신 아버지가 눈에 밟힌다며 친정에 다녀온다는 아내를 동서울터미널에 내려준 시각이 6시 30분, 이른 아침이었지만 곧장 양평을 향해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있는 묘목농원에 들러 서종면에서 동해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유실수로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팔당터널을 모두 빠져나와 남양주시 조안면으로 내려가기 직전에 있는 솔바위농원이다. 농장 직원에게 서후리 쪽에서 동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실수로 뭐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감, 복숭아, ..

3단으로 조성한 터...집터와 온실, 정원자리

3월 21일(일) 아침, 패딩을 하나 더 껴입고 어제 입었던 흙투성이 재킷과 바지 그대로 다시 서후리로 향했다. 겉옷을 갈아입으려고 했더니 마님께서 지저분해진 옷을 그대로 입고 다녀오라신다. 어제 중단했던 온실자리와 정원 사이 조경석쌓기를 이어갔다. 중간중간에 큰돌 몇 개를 놓고 흙을 채우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저렇게까지 정성을 들여야 할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다 쌓고 났더니 근사해 보였다. 역시 초보자와 전문가는 안목이 달랐다. 그 다음 작업으로 처음 만들었던 입구 쪽을 막으면서 그 자리에 집터와 온실을 오갈 수 있는 통로를 석축이 아닌 법면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법면으로 처리해야만 집터에서 정원이나 온실로 차가 드나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터를 3단으로 나누고 통로를 법면으로 꾸며 놓으니 이전에 비해 ..

겨우내 미뤘던 터닦기 공사, 다시 시작

지난해 겨울이 시작되면서 멈췄던 터닦기 공사를 3월 20일(토)에야 다시 시작했다. 봄은 다가오는데 공사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설이 지난 이후부터는 애를 많이도 태웠다. 윤 소장에게 전화로 언제 시작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그 때마다 눈이 쌓여있어서 혹은 땅이 질어서 할 수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 상황에선 장비 기동이 어렵다고 했다. 봄을 알리는 따뜻한 기운으로 서울엔 땅이 모두 녹고 나무들이 새순을 틔워내기 시작했건만 양평엔 눈이 여전히 쌓여 있거나 얼어있다는 얘기였다. 서후리가 지형상 산골짜기에 들어앉아 있어 통상 서울에 비해 3~5도 정도 기온이 낮기 때문에 윤 소장 얘기가 전혀 빈말은 아닐 터였다. 하지만, 사람이 삽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굴삭기로 파고 덮는 일인데 윤 소장이 ..

지하수 관정 맨홀의 단열작업과 나무 물주기

12월 2일(수) 지하수 관정 맨홀에 단열작업을 했다. 요즘들어 서울도 밤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 이어지면서 지하수 관정이 얼지나 않을까 염려가 많았다. 양평은 서울보다 평시 기온이 3~4도 가량 낮은 곳이라 그 걱정이 더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제 월요일까지는 다가오는 주말에나 가서 할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수능리에 집 지을 준비를 하는 친구가 수요일에 시간이 난다며 본인 것을 하는 참에 우리 것까지 해주겠다는 전화를 해왔다. 고마운 얘기였지만 친구가 혼자 작업을 하게 둘 수는 없어 오후반차를 내고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친구가 단열작업에 필요한 스티로폼과 필요한 자재를 준비해 오전에 먼저 가있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이었던 나는 아침 7시에 업무를 시작해 12시 마감을 하고는 친구가..

보강토블럭축대 기초준비

9월 25일, 보강토블럭으로 축대를 쌓을 자리에 기초준비 작업을 하는 날이다. 한 줄로 땅을 길고 깊게 판 다음 바닥에 철근을 한 층 엮어 넣는 일이다. 거푸집은 대지 않고 땅의 내력을 이용해 축대의 안전성을 높이는 거라고 윤 소장은 설명했다. 윤 소장이 혼자서 작업을 한다고 했지만 어떻게 하는 건지도 볼 겸 하루 휴가를 내고 거들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내가 살 땅을 만드는 작업인데 뭐라도 조금은 직접 하고 싶기도 했다. 윤 소장은 혼자해도 충분한 일이라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을 하면 좋겠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에는 굴삭기로 땅을 파는 일이니 일찍 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아내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 세 개와 김밥 세 줄, 샤인머스켓 포도 한 송이를 소풍용 아이스박스에 넣어 주었다. 1..

임야를 택지로 바꾸는데 드는 토목비용

내가 양평에 장만한 땅은 744㎡(225평)에 지목이 임야이다. 여기에 도로지분으로 22.5평(전용 토지의 10%)을 추가 매입했다. 단지형 전원주택부지는 통상 도로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양평에서는 택지면적의 10~15%사이에서 정해진다고 들었다. 이 땅(225평)의 토목공사를 위해 전문업체와 3천만 원(부가세 별도)에 계약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계약을 앞두고 금액이 적정한 지에 대해 지방에서 여러 대의 중장비로 모래굴취사업을 하시는 장인어른께 공사내역을 말씀드리고 여쭤보니 괜찮은 금액이라고 하셨다. 공사를 할 윤 소장은 다른 사람들은 4천~5천만 원 가까이 요구할 거라고 얘기를 했다. 땅을 구입하기 전에 이 지역의 다른 분께 토목비용에 대해 물었더니 옆 땅까지 포함해 510여 평 전체를 하는데..

벌목을 하다

8월 18일(화), 터닦기 공사의 제1단계인 벌목을 했다. 땅을 구입한 뒤 처음 진행하는 공사였다. 다큐멘터리TV 채널에서 가끔 보던 외국의 벌목 영상을 상상했는데, 현장에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엔진톱을 사용하는 전문 벌목꾼 한 명과 굴삭기를 조종하는 윤 소장이 한 조가 돼 작업을 진행했는데 50여 년생 잣나무 한 그루를 쓰러뜨리는데 불과 1분 정도가 걸릴 뿐이었다. 정말 엄청난 속도였다. 벌목꾼이 쓰러뜨릴 방향에서 톱질을 얕게 한 다음 반대쪽을 잘라 들어가면 굴삭기가 집게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방식이었다. 나무가 쓰러지면 벌목꾼은 톱으로 가지들을 자른 다음, 곧은 줄기를 재목 크기로 절단했다. 그렇게 나무를 옮겨가며 벌목을 하다가 벌목꾼이 엔진톱에 오일을 보충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굴삭기는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