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한국으로 이삿짐 보내기

주홍완 2008. 9. 9. 18:18

한국으로 짐을 보내기 위해 몇 군데 이삿짐 업체를 조사했는데 신뢰도와 비용 면에서 범양해운이 가장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총 비용은 자동차 운송료 1천400달러, 잡다한 살림살이와 가구 몇 가지 포장 이사에 1천500달러, 보험료 55달러 등등 3천000달러 정도 견적이 나왔다. 2개월여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 운송료가 1천300달러였는데 고유가 때문에 100달러 올랐단다.

 

LA에 진출해 있는 몇 군데 한인업체에 전화를 해보니 우리 귀에 익은 유명업체는 운임이 너무 비쌌다. 그 동안 들어보지 못한 무명업체는 비용은 조금 싸게 나왔지만 내키지가 않았다.

 

해운회사에 다닌다는 대만 친구 말에 의하면 해운사들은 미국으로 수출물량을 싣고 올 때 이미 왕복 운임을 다 뽑는다고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차피 빈 배로 돌아갈 텐데 조금 비싼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태평양을 건너는데 2주가 걸리고, 서울 집에까지 배달을 해주는 조건이니 한국에서 이사할 때와 비교해 보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금액은 아니었다

 

이사 나가기 1주일 전쯤, 해운회사에서 다양한 크기의 종이박스와 접착테이프, 파손 염려가 있는 물건을 쌀 수 있는 버블까지 포장에 필요한 일습을 가져왔다.  짐 싸는 요령까지 세세하게 설명을 들은 다음 계약서를 썼다.

 

틈 날 때마다 박스에 짐을 싸는데 집안만 어수선해지고 일에 영 속도가 붙지를 않는다. 거실 한켠에 쌓여가는 박스들을 보면서 이제는 돌아가는구나 하는 실감에 아쉬움, 허전함이 함께 몰려왔다.

 

나보다는 아내가 훨씬 야무지게 짐을 꾸렸다. 밖에 나갔다 오면 항상 박스 몇 개씩이 새로 꾸려져 있곤 했다.

 

마침내 집을 빼는 6월 30일, 도난염려가 없는 물건들을 자동차 뒷좌석에 싣고 값이 나갈만한 물건은 트렁크에 싣고 잠근 다음, Vallet Parking용 열쇠를 범양해운에 전달했다.

 

컨테이너를 몰고 와서 차를 실어갈 줄 알았는데 담당직원이 직접 몰고 간다고 한다. 차량 외부에 나있는 스크래치 등을 꼼꼼히 기록한 다음 내게 사인을 요구했다.

 

매주 월요일 롱비치항(Long Beach)에서 한국행 배가 출항하는데, 7월 7일 선적이 되면 2주 후인 21일 경에 부산항에 도착하고, 거기에서 일부 짐을 하역한 다음 인천항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예정대로 진행이 된다면 늦어도 7월 25일 쯤에는 인천세관에서 통관이 될테니 7월 22일 서울에 들어가 짐을 찾기까지는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건이 도착 후 개인 사정으로 세관에서 짐을 늦게 찾으면 창고 보관료를 별도로 물어야 된다고 한다.

 

짐까지 부치고 나서 여행에 가져갈 짐을 렌트한 차에 싣는데 아침 일찍부터 친구 부인과 최 국장님 내외분이 오셔서 애를 많이 써 주셨다. 그 동안 미국생활 중에 도움을 많이 주신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가서 이제 나가겠다고 하니, 매니저가 바로 따라와서 집안 구석구석을 검사했다.

 

아파트 청소비 90달러와 카펫 청소비 120달러, 도합 210달러를 보증금에서 빼겠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만 공제하는 것으로 다른 문제를 들춰내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보증금 1천800달러 중에서 1천590달러는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계약서에는 이사 나간 후 3주 이내에 보증금을 돌려주도록 돼 있다. 매니저에게 귀국일자를 알려주면서 그 전에 입금해 줄 것을 부탁했더니 7월 16일까지는 통장으로 바로 넣어 주겠다고 한다.

 

미국에 처음 와서 입주할 때, 계약했던 집의 수리가 끝나지 않아 다른 집을 배정받아 5일 정도 불편하게 기거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계약했던 집으로 들어가는 날, 다른 집에서 불편하게 지낸 5일에 대해 모두 크레딧을 주겠다고 매니저가 먼저 제안해 하루에 60불씩 300불을 돌려받았다. 월세가 1천800불이니 한 달을 30일로 보고 하루에 60불씩 계산한 것이었다. 매니저가 마지막까지 입주자 편에서 생각을 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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