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처음 시작하며

주홍완 2008. 1. 15. 12:10

  

미국에 온지 4개월이 넘어서야 첫 글을 올린다.

 

우리 가족이 자리를 잡은 곳은 토랜스라는 곳으로, 캘리포니아주의 LA카운티에 속해 있다.

 

LA카운티는 모두가 알고 있는 LA시를 비롯해 롱비치, 글렌데일, 토랜스 등 15개의 도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면적은 약 12,000 제곱Km에 거주 인구는 2007년 1월 현재 1천만을 약간 넘어섰다고 통계자료에 나와 있다.

 

토랜스는 카운티 내의 15개 도시 중에서 6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약 15만명)다. LA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20마일 가량 떨어져 있으며, i405나 110 프리웨이를 타면 약 30분 정도 걸린다.

 

기후는 바닷가(태평양 연안)에 인접해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편으로, LA카운티 내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도 살기 좋은 곳 중의 하나다. 12월로 접어든 요즘에도 한낮에는 햇살이 따가워 반팔, 반바지로 다니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는 곳이다.

 

기후만으로는 캘리포니아를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지역이라고들 한다. 계절 변화가 크지 않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도 별로 없이 맑은 날만 계속된다. 이곳은 겨울철이 우기로, 봄부터 가을까지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는다. 겨울이 되면 2~3주에 한 번씩 치적이듯 비가 내리곤 하는데 우산을 써야 할 정도도 안돼 젊은이들은 대부분 후드만 뒤집어쓰고 다닌다.

 

밖에서 정장차림을 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없다는 점도 이곳의 특징 중 하나다. 넥타이에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도 복장이나 자세가 서울의 출근길에 만나는 사람들처럼 단정해 보이지는 않는다.

 

허술한 듯 자유스러워 보인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시청이나 DMV 같은 관공서의 공무원, 학교 교사, 교수들도 청바지나 캐주얼 차림으로 많이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고 큰 기업의 샐러리맨이나 비즈니스맨들은 옷차림에 꽤나 신경을 쓰는 것처럼 보인다.

 

이곳 주민들을 보면 한국인과 일본인들도 많지만, 특히 중국인들과 히스패닉들이 많다. 숫자상으로만 본다면 백인들이 오히려 소수 인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merican History에서 그 연유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와 있다.

 

"미국이 영토 확장을 위해 1846년부터 3년간 멕시코와 전쟁을 벌였다. 이 직후에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서남부지역의 7개 주를 1천500만 달러만 지불하고 멕시코로부터 빼앗아 오다시피 했다. 당시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Mexican과 Spanish들이 대부분 그대로 눌러 살기를 희망한 것이 현재 히스패닉이 많은 이유다.

 

곧이어 서부지역에 불어 닥친 골드러시는 중국본토에서 전쟁의 공포와 궁핍한 생활로부터 필사적으로 벗어나고 싶어 하던 많은 중국인들을 미국으로 불러들이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사방천지가 금밭이라고 믿고 태평양을 건너온 그들에게 모든 것이 허상이었을 뿐이었다. 그것은 동부에서 엘도라도를 찾아 지난한 여정을 거쳐 서부로 건너온 백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금을 발견하지 못한 백인들의 화풀이가 중국인들에게 쏟아지면서 그들은 매우 비참한 생활과 차별적인 대우를 받기도 했다. 그들의 후손이 차이나타운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오래지 않은 과거에 베트남이 패망하면서 들어온 보트피플,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태로 조국을 떠나 온 사람들이 이곳으로 많이 들어왔다. 세계 각국의 인종 전시장인 미국 내에서도 그 중심에 캘리포니아가 있다."

 

길거리에서 만난 파란 눈에 노란머리의 사람에게 미국인인줄 알고 다가가 무엇인가를 물어봐도 영어가 통하지 않거나, 하는 말을 도대체 알아듣기 힘든 경우를 가끔 경험하게 되는 이곳이 바로 캘리포니아다.

 

동부지역을 여행하면서 만난 친절하고 먼저 양보를 한다거나, 초면에도 인사를 건네는 그런 사람보다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눈에 띄기도 한다. 거대도시 안에 다양한 문화를 가진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살기 때문 아닌가 싶다.

 

그 동안 살면서 경험한 생활주변의 이야기들은 다음 차례로 정리를 해야겠다.

집 근처에 있는 맨하탄 비치에서 Pier를 배경으로 한 컷. 말리부, 산타모니카, 맨하탄, 레돈도 비치로 이어지는 백사장은 샘이 날 정도로 정말 좋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태평양 저 너머에 내 고향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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