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채소 2

가을은 익어가는데... 호박과 고추는 아직도 철을 모르는지

10월 2일(토) 꽃을 앞세워 봄에 맺힌 열매들은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서 쑥쑥 몸집을 키우고 가을이면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가득 머금고 대지로 돌아가지. 요즘이 바로 가을의 초입인데... 고추와 호박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한해 일을 언제 끝내려는지 여전히 꽃을 피우며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 방아깨비도 덩달아 바쁘다. 호박줄기들을 헤집어 보니 알밤 크기 부터 손가락 만한 것까지 애호박들이 여전히 많이 달려 있다. 고추도 한 줄기에 붉은 고추와 풋고추가 사이좋게 옹기종기 매달려 있다. 서리가 오기 전에 미리 고춧대를 뽑고 고추와 잎을 따려고 했더니 아내가 한 주만 더 두고 보자고 했다. 가을상추는 봄에 비하면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뿌리를 제대로 내렸는지 잎들을 제법 펼쳐내고 있..

당근을 심었는데 동자삼이 나왔다

9월 19일(일) 당근을 캐던 아내가 붉은 인삼이 나온다고 소리쳤다. 다른 곳에서 풀을 뽑다가 아내가 치켜든 당근을 보니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모습이 아니었다. 고려인삼의 상징으로 담배인삼공사가 광고하는 동자삼, 바로 그 모양이었다. 아내는 아래의 굳은 땅을 뚫지 못한 당근들이 몸집을 옆으로 불리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내가 보기에도, 뿌리채소는 씨를 뿌리거나 모종을 심기 전에 먼저 바닥을 깊게 파서 일궈야 한다는데 지난봄에 당근을 파종할 때는 그런 지식이 없어 얕게 일궈 이런 결과가 나온 듯했다. 다행히 얼마 전에 무를 심을 때는 삽날 이상의 깊이로 흙을 일궜으니 이제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며 크기를 기대해 본다. 잡초를 뽑고 주목 묘목에 비닐멀칭을 해주는 것으로 오늘일을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