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량한 벌판 가운데 자리한 얼바니의 호텔에서 맞은 겨울 아침은 꽤나 스산했다. 히터가 밤새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바람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인지 일어나 앉았는데 몸은 천근 만근이었다. 입안도 모래를 한웅큼 씹은 것 마냥 텁텁했다. 아직도 깊은 잠에 취해 있는 아이들은 흔들어 깨워도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친 눈으로 바라봐서인지 창밖의 눈 쌓인 프리웨이를 오가는 차들이 모두 졸린 듯 보였다. 어제 하루 900Km 거리를 내쳐 달려오느라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쳤기 때문이었을까? 보스톤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해도 가야 할 거리는 아직도 170마일, 3시간 남짓 걸릴테니 만만찮다. 아이들을 간신히 깨워 호텔식당으로 데려갔다. 와플과 요거트, 시리얼 등으로 아침식사를 대충 때우고는 길을 재촉했다. 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