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조적기술 배우기] 줄눈넣기

주홍완 2023. 12. 16. 21:30

줄눈을 흔히  ‘메지’라고들 부르는데, 이 말은 한자로 ‘目地’라고 쓰는 일본어 발음이다. 

 

그런데 줄눈은 왜 필요할까?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 사이의 기온차가 50도가 넘는데다 눈, 비, 강풍 등 계절별 환경변화가 매우 큰 편이다.

 

이런 환경은 건축물의 외장재에는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게 돼, 벽돌이나 타일 등을 틈새 없이 붙여 놓으면 기온변화에 따른 수축과 팽창 과정에서 부서지거나 갈라지는 등의 손상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모든 물체는 각각의 성질에 따라 온도변화에 따른 수축과 팽창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같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자재간 간격을 어느 정도 떼놓은 다음 그 사이를 다른 물질로 채우는데 이를 줄눈이라고 한다. 게다가 줄눈을 넣으면 건축물의 안정도가 높아지고 미적 완성도까지 높일 수 있으며, 방수, 방균 효과에 유지관리까지 수월해 진다는 잇점이 있다.

 

벽돌 조적의 경우, 벽돌 사이 줄눈 간격이 매뉴얼 상엔 10mm로 나오지만 현장에서 12mm 이상으로 시공한다. 한 장 높이가 57mm인 벽돌을 12mm 줄눈 간격으로 쌓는 것이다.

 

그런데 시판되는 줄눈칼은 폭이 11mm, 길이가 75mm이다. 11mm폭의 줄눈칼로는 12mm 폭의 줄눈 안에서 편하게 움직일 수 없다. 75mm 길이도 69mm(벽돌높이 57mm+줄눈12mm) 길이의 세로 줄눈 속에서 작업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맨 위가 줄눈칼(개조하지 않은 상태), 중간에 있는 것이 줄눈을 넣기 전 조적 몰탈을 긁어낼 용도로 각목에 못을 박아 만든 도구, 맨 아래가 가로줄눈을 넣을 떄 몰탈을 얹어 놓기 위한 판

 

따라서 세로줄눈칼로 쓰기 위해서는 길이를 먼저 50mm 정도로 줄여야 한다, 그런다음 폭을 8~9mm 정도로 갈아서 줄인다. 이정도 크기라야 몰탈을 떠서 세로줄눈에 비벼 넣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가로줄눈칼은 가로줄눈이 긴 점을 고려해 길이를 자르지 않고 폭만 8~9mm로 줄여 사용한다.

 

이렇기 때문에 줄눈 기술자들은 줄눈칼을 두 개 사서 세로줄눈용과 가로줄눈용으로 각각 개조해 사용한다.

 

줄눈용 몰탈은 반죽을 아주 되게  해야 한다. 두 손으로 뭉쳤을 때 가까스로 뭉쳐진 모양이 나오도록 하는데, 약한 충격에도 부서질 정도가 적당하다.

 

몰탈의 시멘트와 모래 혼합비율을 살펴보면, 용도에 따라 주재료와의 점착력, 몰탈 자체의 방수력 등 필요조건에 차이가 있어 다르다. 이에 따라 조적용 몰탈은  1:2, 줄눈용 몰탈은 1:1, 미장용 몰탈은 1:3, 타일 몰탈은 1:5로 배합해 사용한다. 과거에는  타일용 몰탈을 1:7로 배합해 썼으나 점착력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게 밝혀져 1:5로 바뀐 것이라고 한다. 조적용과 미장용은 1:3으로 배합된 시판 레미탈을 주로 쓰는 추세다.

 

줄눈용 몰탈을 직접 만들고자 할 때는 모래를 채로 곱게 쳐서 시멘트와 섞어야 한다. 특별한 색깔의 줄눈을 시공하고자 할 경우엔 백시멘트에 물감을 섞어 사용하면 된다.

 

줄눈작업은 조적을 한 뒤 24시간이 지나서 들어 가는데, 작업 순서는 먼저 줄눈 사이에 들어 있는 조적몰탈을 긁어 내야 하는데, 줄눈 몰탈을 균일한 깊이로 예쁘게 잘 하려면 이 선행작업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 세로줄눈을 넣고 가로줄눈은 나중에 넣는다. 작업할 곳에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상하좌우로 손이 닿는 거리내의 줄눈작업을 한 뒤에 옮겨 간다.

 

줄눈 몰탈의 깊이는 방수효과가 충분히 날 수 있도록 10mm 정도로 한다.

줄눈넣기 실습을 위해 쌓을 조적 도면

 

줄눈을 넣은 모습. 아래 블럭은 줄눈작업을 할 때 몸을 많이 구부리지 않기 위해 받친 것이다.

 

세로줄눈을 넣기 위한 몰탈을 움켜쥘 때의 손가락 모양.

 

세로줄눈 작업을 할 때는 위 사진과 같이 몰탈을 쥔 상태에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 끝을 붙인 채로 손가락 끝이 아래로 향하도록 한 상태에서 작업할 줄눈 자리에 손등 쪽을 갖다댄다. 그 상태에서 다른 손에 잡은 줄눈칼을 손바닥 쪽에서 넣어 몰탈을 손가락 사이로 밀어 낸다. 이때 밀려난 몰탈이 줄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엄지와 검지 사이로 밀려 나온 몰탈이 손가락 틈새 모양대로 성형이 돼야 하므로 손가락에 어느 정도 힘을 줘야 한다.

 

위의 방법은 작업 중에 바닥에 흘러 내리는 몰탈을 최소화 하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본적인 예인데, 숙달되면 자신에게 최적화된 변형된 방법들이 나올 수 있다.

 

가로줄눈을 넣는 방법은 책받침이나 쓰레받이처럼 생긴 판에 몰탈을 얹은 다음 작업할 가로줄눈 아래에 대고 줄눈칼로 몰탈을 밀어 넣고 다져 나간다. 세로줄눈에 비해 가로줄눈 작업이 수월하고 속도도 빠르다.

 

벽돌과 몰탈 간의 높이차에 따라 오목줄눈, 볼록줄눈, 평줄눈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시공방식에 따라 줄눈칼도 다르게 생겼다.

 

줄눈 재료에는 몰탈, 백시멘트, 실리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