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美匠)
➀ 물품에 외관상 미감을 주기 위하여 그 모양과 빛깔 및 조화를 가공하는 특수한 고안.
➁ 건축 공사에서 ➀의 목적으로 벽이나 천장, 바닥 등에 흙이나 회, 시멘트 따위를 바름. 또는 그런 일.
5일간의 미장 실습이 끝났다. 치장조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조적과 미장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조적을 하지 않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에서도 미장은 필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그동안 익힌 방법을 정리해 본다.
미장은 초벌, 재벌, 정벌 3단계로 진행된다.
매뉴얼 상에는 각 단계마다 몰탈을 10mm 두께로 도포하고 고름질(도포된 면을 깍아내면서 고르는 작업)을 하는데 마지막 단계인 정벌까지 끝내면 최종 몰탈 두께는 24mm가 된다. 그런데 현장에선 ‘초벌+고름질’ 만으로 미장을 끝내기 때문에 실제 미장 몰탈의 두께는 10mm가 된다고 한다.
※ 고름질 : '고름'이라는 말은 '고르다'라는 형용사에 명사형 어미 ㅁ을 붙인 것으로 '고르는 일 또는 행위'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여기에 어떤 행위나 동작(짓)을 뜻하는 '질'을 덧붙이게 되면 역전앞, 초가집처럼 같은 뜻의 말이 겹치게 된다. 게다가 '고름'이라고 하면 몸에 염증이 생겼을 때 그 속에 차는 고름이 연상되기도 한다. 그래서 내 생각엔 그냥 '고르기'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미장 방법과 순서
1. 몰탈을 조적용 보다는 약간 질게 갠다.
2. 벽이 말라 있는 경우엔 물을 솔이나 붓에 묻혀 벽에 먼저 발라줘야 한다. 이때 바르는 방향은 가로로, 위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 간다. 위에 바른 물이 아래로 흘러 내리는 점을 감안해 바닥면에서 200mm가량 높이까지만 물칠을 해준다.
3. 미장해야 할 벽의 위가 열려 있는(벽이 천장에 닿지 않은) 상태라면 벽의 윗면에 몰탈을 뿌려 주고 그 위에 자 나무를 올려 주는데, 자 나무의 끝선이 벽면에서 10mm 정도 앞으로 나오도록 한다. 그런 다음 자 나무를 지긋이 눌러 10mm 정도 두께로 전체 수평을 맞춘 다음 벽돌 등으로 고정한다. 자 나무는 벽 미장 두께를 맞추기 위한 기준이 되는 동시에 미장 끝면의 직각을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5. 벽에 몰탈을 바르기 전에 몰탈의 점도를 높이고 필요한 양만큼을 쉽게 떠낼 수 있도록 성형하기 위한 작업으로 ‘치대기’를 한다.
<치대기>
➀ 미장판을 잡 팔의 상박(위팔)을 옆구리에 붙인 채 팔꿈치를 직각으로 해서 미장판을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손으로 바친 다음 몰탈을 필요한 만큼 퍼올린다.
➁ 미장판을 잡은 팔의 팔꿈치가 몸통 바깥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하면서 상박을 아래위로 움직여 미장판을 올렸다내렸다 한다. 미장판이 얼굴 앞쪽까지 올라갔을 때는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서는 상태가 된다. 미장판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일이 수월하다.
➂ 위의 ➁과정을 시작할 때 흙칼은 지면과 수평으로 미장판 위의 몰탈을 가로로 받친 상태에서 미장판과 함께 밀어올리는데 미장판이 얼굴위치까지 와서 수직 가까이 됐을 때 몰탈이 하늘을 향한 흙칼 바닥에 온전히 얹히게 된다. 미장판을 내리는 동작에선 흙칼을 세로로 세워 몰탈이 미장판에 떨지도록 한다. 치대기를 하는 동안엔 흙칼과 미장판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가까운 거리 내에서 움직여야 한다. 미장판은 가슴께 내려와 있는데 흙칼은 얼굴 높이에 둔 채 몰탈을 떨어뜨린다면 파편이 사방으로 튈 수 있다.
➃ ‘치대기’가 끝나면 몰탈은 미장판 위에 세로 방향(길게)으로 길게 만들어진다.
6. 치대기가 끝난 몰탈을 한 번에 미장해야 할 면의 길이에 필요한 만큼 흙칼로 뜬다. 이때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하게 몰탈을 떠내야 흙칼을 쥔 손에 몰탈이 덜 묻는다.
7. 자 나무로부터 100~150mm 아래서 자 나무가 있는 윗쪽으로 몰탈을 밀어올리며 발라 나간다. 이때 자 나무는 벽돌에 의해 임시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 손으로 자 나무를 누른 다음 일자주걱(헤라)으로 몰탈을 바르는 게 흙칼을 쓰는 것보다 편할 수 있다.
8. 수직면 미장은 밑에서 위로 올려 바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벽이 높아 바닥에서 맨 위까지 한 번에 바를 수 없는 경우엔 위아래로 구간을 나눠 위쪽을 먼저 바르고 아래쪽을 나중에 발라야 한다. 윗쪽부터 시작해 몰탈을 아래서 위로 바르는 이유는 벽에 먼저 붙인 몰탈이 밑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9. 미장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를 알아 보자. 먼저 벽에 가까운 곳에서 흙칼을 든 쪽의 발을 앞으로 내고 벽에 비스듬히 앉는다. 몰탈이 얹힌 흙칼을 벽 아래에 직각에 가깝게 세워 댄다. 이 상태에서 팔과 손은 고정한 채로 몸을 일으키는 동작만으로 흙칼을 위로 올라가도록 한다. 나중에 바르는 줄이 먼저 바른 줄에 50mm 가량 겹치도록 몰탈을 발라 나간다.
10. 처음 바르는 몰탈은 벽에 제대로 붙지 않을 수 있는데, 몰탈이 붙지 않은 부분을 보완한다고 흙칼로 덧대는 경우엔 잘 붙은 몰탈마저 떨어질 수 있다. 그러니 그대로 두고 2차, 3차 덧바르기를 이어가면 된다.
11. 몰탈바르기가 끝나면 맨 나중에 끝난 쪽에서 시작한 쪽을 향해 옆으로 그리고 아래서 위로 조적용 흙칼을 두어 번 정도만 밀어 면을 다듬어 준다.
12. 벽 미장이 어느 정도 숙달되면 한 번에 발리는 몰탈의 두께를 3mm 정도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총 다섯 정도를 발라 준다.
1회 미장을 3mm 두께로 충실하게 했다면, 총 5회를 덧바른 경우엔 전체 두께가 15mm가량 된다. 그러면 맨 위에 자 나무로 10mm 정도로 나오도록 만든 기준면 두께와 벽 미장 두께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 단계인 자 나무를 이용한 ‘면 고르기‘ 작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고름질(면 고르기)>
벽에 바른 몰탈이 어느 정도 말라야 하므로 고름질은 통상 24시간이 지난 후에 진행 한다. 날씨와 기온에 따라 그 시간은 달라질 수 있는데 몰탈면에 손을 댔을 때 물기가 살짝 묻어나는 느낌이면 고름질에 적당한 정도로 마른 것이라고 한다.
➀ 별도 자 나무를 위에 기준용으로 붙여 놓은 자 나무에 수직으로 대고 바닥면에 직각으로 내린다.
➁ 수직 자 나무를 살살 누르며 아래위로 문질러 주면 기준인 자 나무 두께와 비교해 나온 곳과 들어간 곳이 어딘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작업을 옆으로 30~50cm 간격으로 이어 간다.
➂ 수직으로 세운 자 나무의 긴방향 모서리가 미장면에 닿도록 나아갈 방향으로 살짝 기울인 다음 짧게 밀기를 반복하는 방법으로 나온 면을 깍아낸다. 힘을 주지 말고 부드럽게 해야 한다. 이 작업이 끝난 뒤에 군데군데 들어간 곳(낮은 곳)이 있으면 미장용 흙칼로 몰탈을 덧칠해 준다.
➃ 나무흙칼(기고데)로 면고르기를 더 해준다. 나무흙칼을 사용할 때도 위에서 아래 방향으로 해서는 안 된다. 옆으로, 아래서 위로 또는 둥글게 문지르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➄ 미장용 흙칼(스테인리스 재질)로 최종 마무리를 한다.
쇠로 된 흙칼은 물을 밖으로 끌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통상 사용하는 스테인리스흙칼로 미장면을 여러 차례 문지르면 몰탈이 벽으로부터 떨어지거나 들뜨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래서 쇠에 비해 물을 끌어내는 성질이 약한 나무로 만든 나무흙칼(기고데)을 사용해 위의 ➃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무흙칼의 단점은 쇠로 만든 흙칼에 비해 면을 곱게 다듬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최종 마무리는 미장용 흙칼(스테인리스 재질)로 해준다.
나무흙칼을 흔히 기고데라고 많이들 부르는데, 여기서 기는 나무(木)를 뜻하는 일본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플라스틱 재질의 흙칼인데도 기고데라고 부른다. 나무로 흙칼을 만들기엔 제작비용이 많이 올라가고 내구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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