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주간 진행된 '조적․방수 실무과정'을 마쳤다.
하루도 허투루 빠질 수 없을 만큼 매일 조적과 미장에 꼭 필요한 새로운 기술들을 배우며 실습을 이어갔다. 이번 수강으로 시간을 갖고 찬찬히만 한다면 내집을 지을 때 이 공정들은 직접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교육 담당이신 강ㅇㅇ 선생님은 꼼꼼하고 자상하게 자신이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기술들을 학생들에게 풀어 놓으셨다. 때로 엉뚱하거나 반복되는 질문에도 늘 친절하게 답해 주셨다.
아쉬웠던 점은 학원의 실습환경이었다.
영하의 겨울임에도 실습장에 난로 한 대가 없었다. 움직임을 멈추면 바로 한기가 밀려왔다. 북향 건물이라 밖에 해가 나도 실내엔 볕 한 줄기 들어오지 않았다. 창문조차 얇은 홑유리라 영하의 바깥 추위가 안으로 그대로 밀려 들었다.
이런 실정이니 조적이나 미장에 사용한 몰탈의 수분은 하루가 지나도 거의 그대로였다. 전날 오전에 바른 몰탈이 20시간 정도 지난 이튿날 아침에도 흙칼로 문지르면 흘러내렸다. 실내에 온기가 조금이나마 있다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교육은 50분 수업 후 10분 휴식으로 진행됐는데 앉아서 쉴 수 있는 의자도 한 개 없었다. 쉬는 시간이면 수강생들은 블록을 깔고 앉아 한기 속에서 떨어야 했다.
날이 흐리기라도 하면 실내는 침침할 정도로 어두웠다. 주 조명인 천장의 형광등은 모조리 먹통인 채 작은 등 몇 개에만 불이 들어 오기 때문이었다.
실습실 어느 곳에도 에어컨이 보이질 않으니 지난 여름의 지독한 무더위를 수강생들이 어떻게 견뎠을지는 상상조차 힘들다. 타일 실습장에도 가봤는데 환경이 열악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환경에도 참고 견디며 4주 교육을 끝까지 받았던 것은 내게 꼭 필요한 교육인 점이 크게 작용했지만 강ㅇㅇ선생님의 열정과 성의도 작지 않았다.
선생님이 말씀은 안 하셨지만 이렇게 환경이 열악한 게 미안하셨는지 교육이 끝나기 한 주 전쯤 전기난로를 한 대 가져오셨다. 수강생 중 한 분 말씀이 선생님이 당근마켓에서 직접 구입하신 거라고 했다. 학원 측에서 지급한 게 아니라는 뜻이었다.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민간학원에 위탁해 진행하는 국비지원 사업인데 관리실태가 이렇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수탁기관에 대해 현장 조사나 관리를 아예 하지 않는 건지, 내가 교육 받는 내내 위탁기관 사람들이 점검나온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국민 세금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다는게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 정도로 실습환경이 열악하다면 인권 차원에서 감독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텐데 말이다.
건축 기술을 배워보겠다고 오는 분들 대부분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권리 주장에 익숙치 않아 이런 일이 방치되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위탁기인 건설근로자공제회관 관계자들의 현장 감독이 절실해 보였다.
그나저나 건설기능공 양성을 위한 국비지원 교육 프로그램들이 정부의 예산삭감으로 2024년부터는 전면 중단될 듯 하니 관계 기관이 나서서 감독할 일 자체가 더 이상은 없을 듯 하다.
'전원생활을 꿈꾸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영건축-기초] 공사 방식을 정했다 (0) | 2024.03.21 |
---|---|
[직영건축-기초] 공법에 관한 고민 (0) | 2024.03.21 |
[조적기술 배우기] 방수 (0) | 2023.12.26 |
[조적기술 배우기] 미장 (1) | 2023.12.22 |
[조적기술 배우기] 줄눈넣기 (1) | 2023.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