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토) 텃밭에서 일하는 데 건너편 산 어디선가 들려오는 민망한 새 소리가 줄기차게 귀를 간지럽힌다.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다. 이 새의 울음소리는 십수년 전 광릉CC에서 처음 들은 기억이 있다. 울음소리가 희한하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캐디가 ‘홀딱벗고’ 새라고 알려 줬다. 캐디의 얘기 때문인지 다시 들어보니 정말 ‘홀딱벗고’로 들렸다. 스님들에겐 ‘머리깍고’로 들린다고도 했다. 짝짓기를 갈망하는 애절한 어느 수컷의 노래인지도 모를 그 울음소리는 오전 내내 이어졌다. 볕이 따갑게 느껴질 때쯤 산들바람이 산자락을 타고 내려와 내 밀짚모자 속에 맺힌 땀을 식혀 줬다. 수능리 친구가 타이밴드를 가져와 쳐진 울타리망을 다잡아주고 돌아갔다. 늘 고마운 친구다. 텃밭일을 어느 정도 마친 뒤 점심식사를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