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여행

추수감사절 아침의 보스톤 시내 산책

주홍완 2011. 6. 5. 09:53

뉴욕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보스톤 시내를 둘러보기 위해 일찌감치 호텔 체크아웃을 했다. 프런트에 짐을 맡겨 놓고 보스톤 커몬을 향해 걸어서 길을 나섰다. 어디를 어떻게 돌아보자고 미리 정한 곳은 없었다. 그냥 지도 한 장 들고서 추수감사절 아침의 호젓한 보스톤 시내를 여유롭게 느껴 보고 싶었다.

묵었던 호텔 근처에 있는 스테이크 전문점 Smith & Wollensky

약간 쌀쌀한 날씨라 그런지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는 아침 공기 속에서 이슬을 잔뜩 머금은 공원의 나무들이 우리 가족을 맞았다.

보스톤 커몬 입구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도 여럿 보였다.

 

우리집 둘째 바둑이는 개만 보면 쫒아가서 쓰다듬으려 했다. 개가 이쁘다, 멋있다, 몇살이냐 하면서 인사를 건네면 대부분의 미국 사람들은 친절하게 응대를 하곤 했다.

 

 

공원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걷다보니 입구에서 대각선 반대편에 있는 지하철 Park St.역에 다다랐다.

 

어제 저녁에 걸었던 프리덤 트레일의 초입이다.

 

우선 아침식사를 해야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지하철역 앞에 Black Seed Cafe & Grill이라는 베이글 전문점이 마침 눈에 띄었다.

 

들어가서 아내와 아이까지 네 명이 각기 다른 종류의 베이글로 주문을 했다.

 

주문한 베이글이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지면 순식간에 약 3M 떨어진 끝쪽에서 '탁' 소리가 나며 빵이 수평으로 컷팅됐다. 요리사는 그걸 집어서 손님 주문에 맞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신기해서 한참을 바라 보았다. 우리가 사는 토랜스에 있는 베이글 팩토리라는 전문 매장에서는 보지 못했던 재미난 장면이었다.

 

베이글에 커피를 곁들여 우리 가족 모두 맛있게 아침식사를 했다. 아내는 자신이 지금까지 먹어 본 베이글 중에 가장 맛있는 것 같다고 했다.

 

식당을 나와서 프리덤 트레일과는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지도로 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찰스강이 있어 그 곳까지 한 바퀴 돌아보면 될 것 같았다.

 

휴일의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과 차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보스톤 시내는 참으로 쾌적했다.

 

Suffolk대학을 지나 얼마 걷지 않아 오른편에 보스톤 시청사가 나타났고, 조금 더 내려가다 보니 메사츄세츠 종합병원도 나타났다.

보스톤 시청 앞

복잡하게 얽힌 구름다리를 지나 찰스강변의 공원으로 내려갔다.

공원엔 어린이 놀이터와 공연장, 기념 조각물, 운동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었고, 열심히 달리는 남녀 조깅족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오늘 밤까지 뉴욕으로 돌아가려면 이쯤에서 산보를 마무리 하고 출발해야 한다. 호텔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뉴욕 가는 길은 프리웨이만 타고 내리 달리기보다는 군데군데 명소에 들러 발도장이라도 찍고 갈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