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월)~4월 12일(토)
3주에 걸쳐 작업일로 14일간 2차 목공작업을 진행했다.
작년 가을에 1차 목공 작업을 했던 목수 3명이 다시 들어왔고, 용접공과 전기공이 각각 하루와 이틀 들어왔다.
목공작업은 2층 바닥에 단열재를 끼운 다음 합판으로 덮어 고정하는 일로 시작됐다.
다음으로 2층 바닥과 벽 사이의 50mm 틈에 단열재를 붙인 다음 각목으로 상을 걸고 석고보드를 붙였다. 애초 공부상 건축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다락으로 계획했었기에 천장까지의 벽 높이가 낮아 목수들이 일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계단을 설치한 다음 위에서 내려와보니, 1층 바닥에 거의 도달할 때쯤 계단 위를 가로지르는 보가 눈앞으로 확 다가오면서 몸이 저절로 움찔하게 되는 일이 생겼다.
머리에 부딪힐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해결책으로 그 보를 잘라내기로 했다. 그렇게 하자면 당연히 그 보 위에서 대들보를 받치고 있는 기둥을 먼저 잘라내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주방 쪽 외벽에서 시작해 뻐꾸기 지붕 아래의 2층 바닥을 이루며 계단 위를 지나 중앙 기둥에 연결돼 있는 보의 일부를 잘라내자면 뻐꾸기지붕 쪽의 2층 바닥만 온전히 받치기 위한 기둥이 한 개 필요해진다.
그래서 계단 시작 지점에서 1층 식당 쪽으로 바깥에 기둥을 새로 세웠다.
2층에서 대들보를 받치고 있던 기둥 대신에는 안방쪽의 중앙 보 위에서 지붕 트러스에 붙여 세웠다.
이 작업을 마치고 보니 2층서 계단에 진입할 때 시야가 탁 트여 오히려 잘 된 느낌이 들었다.
애초 막힌 방으로 만들려고 계획했던 계단을 오르자마자 왼쪽에 있는 공간은 일부는 남쪽 공간으로 드나들기 위한 통로로, 나머지는 수납공간으로 바꿨다.
방과 주방의 천장, 에어컨 설치 자리와 거실 천장의 마무리 작업도 이루어졌다.
뻐꾸기 지붕 아래의 정면창과 천장 트러스 사이 공간을 바, 카페처럼 꾸미는 작업도 진행됐다.
창밑에는 프레임을 만들어 붙여 긴 원목판을 올려둘 수 있게 했다. 그 공간의 오른쪽 구석엔 싱크대를 놓을 수 있게 냉온수, 하수도 배관을 했고 반대 쪽엔 수납장을 넣을 수 있도록 비워 놓았다. 이 카페 공간은 천장까지 전체를, 뻐꾸기 지붕 아래의 나머지 공간은 창문 아래에만 편백나무 루바를 댈 계획이다.
계단과 계단옆 벽에 합판도 붙이고, 계단 밑 공간은 주방쪽에서는 식기 등을 수납할 수 있고, 안방 쪽에서는 수납공간과 옷장으로 쓸 수 있도록 중앙을 나누는 작업도 했다.
현관 쪽에도 두 겹째 석고보드를 붙였다.
방과 거실, 방과 계단, 주방과 다용도실 사이에 실내벽들을 만들고 2층에 난간을 만들기 위한 기둥도 세웠다.
욕실 두 개와 다용도실 벽엔 방수합판도 붙였다. 다음 주부터 추가 방수작업을 한 뒤에 CRC보드를 붙이고 그 위에 타일을 붙일 계획이다.
방문, 욕실문, 다용도실문은 현장서 자체 제작했다.
5mm 합판 위에 집성목으로 프레임을 만들어 댄 다음 5mm 합판으로 덮는 게 1차 작업이다. 이때 재료간 접합과 고정은 본드와 타카로 한다. 고른 바닥위에서 무거운 물건으로 눌러 놓았다가 본드가 어느 정도 마르면 5mm 합판을 양면에 한 번을 더 대는 2차 작업을 한 뒤 다시 무거운 물건으로 전체를 고르게 눌러 사흘을 말렸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 한 개의 무게는 20Kg이 넘을 정도로 묵직하고 튼튼했다.
ABS도어 등 시중에서 팔리는 문들은 디자인이 다양하고 화려하지만 내구성과 중후함에서 자체 제작한 문들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게 목수들의 얘기였다.
마지막 날인 12일(금), 목수팀의 오 사장이 테이블쏘에 손가락을 다쳤다. 폭이 좁은 쫄대를 만들 합판을 켜다가 그렇게 됐다고 했다.
나는 보일러실에서 단열작업을 하느라 몰랐는데 돌아와 보니 이미 쑥을 이겨 상처에 대고 헝겊으로 동여 맨 뒤였다.
오 사장은 일을 계속 해야 한다며 병원에 가기를 거부 했다. 팀장으로서 오늘 일을 제대로 마쳐야 한다는 책임감과 베테랑인데도 사고를 냈다는 부끄러움 등으로 그러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문호리까지 나가 연고와 소독약, 밴드를 사왔다. 나중에 약을 바르기 위해 푼 손가락을 보니 엄지 손가락 첫마디의 살점이 크게 여러 군데 떨어져 나가 있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톱날에 다친 상처로는 천만 다행일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고였다.
오 사장은 “목수 생활 50년 만에 처음 다쳐 본다”고 했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마당에 두고 쓰던 테이블쏘를 급하게 거실로 들여와 작업하게 됐는데 상대적으로 어두운 환경에 미처 적응이 되기 전이라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였다.
병원비에 보태시라고 조금 보내드렸더니 오히려 이런 일을 만들어 미안하다고 하신다.
공사 현장에서는 무엇도다보 안전이 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된 사고였다.
1차 때와 합해 목공 작업에만 지금까지 24일이 소요됐는데도 아직 남은 일이 많다. 아무래도 2~3일은 더 해야 할 것 같다.
목수 한 분이 신축 전원주택의 인테리어 목공작업은 일반적으로 20일 정도, 조금 잘 하려고 하면 22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우리집 일이 많기는 많은가 보다.
담배도 피지 않는 목수 세 분이 오전, 오후 참과 점심식사 때를 빼고 쉬지 않고 일을 했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걸린다. 그 분들도 왜 이렇게 일이 끝이 없는지 모르겠단다. 자잘하게 만들고 꾸며야 하는 일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전체 건축비 중에서 인테리어 비용이 절반 차지한다는 말도 있다는데, 공사기간이 늘수록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도 장난 아니 불어나니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 주말에 오 사장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병원에 가서 파상풍 예방 주사를 맞고 다친 부위도 꿰맸다고 한다. 상처가 덧나지 않고 빨리 아물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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