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화)
현장에서는 처마덴조라고들 부르는 처마천장 만들기다.
이때 사용하는 자재로는 목재 루바, PVC, 징크 등 여러가지가 있다. 목재 루바는 나무라 장기간 비바람 등의 습기에 노출되면 썩는 문제가 있고, PVC는 싸구려 느낌이 난다고 해서 징크로 결정을 했다.
징크로 만들려면 천장의 폭과 길이를 실측해 공장에 주문을 넣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지붕 슁글공사를 할 때 기술자가 처마에 천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트레이를 설치한 게 일정한 폭으로 작업이 되질 않았다.
트레이를 설치할 때 먹줄을 먼저 튕겨 징크가 들어갈 자리가 일정한 폭이 유지되도록 작업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일하는 분들이 그렇게 해놓질 않은 것이다.
이전에 지붕 슁글을 붙일 때도 수평으로 먹줄을 튕겨 놓고 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기술자들이 그냥 눈짐작으로만 붙여 나갔다. 그 결과 지붕에 올라가서 보면 슁글들이 물결을 치는 형상이 됐다. 물론 밑에서 보면 이런 문제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게 된 건 일을 시키는 내가 몰랐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기술자가 아니고선 먹줄을 튕기는 것 자체가 번거로운 가욋 일이라, 주인이 그걸 요구하지 않는데 그들이 알아서 해줄리 만무하다. 처마천장에 트레이를 붙이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줄자를 갖고 비계에 올라가서 재보니 트레이의 폭이 몇 십센티미터 길이도 넘기지 못하고 들쑥날쑥 했다. 정말 황당하고 난감했다.
윤 소장은 10mm 이내 오차는 수용할 수 있도록 트레이가 제작됐다며, 기술자를 불러 실측을 하고 설치까지 맡기라고 했다.
하지만, 내손으로 실측해서 주문하고 설치까지 직접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 트레이가 오차 범위를 훨씬 벗어나 어지럽게 설치돼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한다?
윤 소장은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지점의 폭과 길이를 모두 재서 주문을 하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곰곰이 궁리를 한 끝에 방법을 한가지 생각해 냈다. 그건 바로 스크류 볼트를 풀어 트레이 폭을 일정하게 조정해 다시 박는 것이었다.
한번도 해 본 경험이 없는 내가 이런 방법을 생각해 내다니 스스로를 돌아봐도 대견했다.
동서남북 각 방향과 뻐꾸기지붕의 위치 별로 트레이를 다시 박아 폭이 일정하도록 만드니 주문해야 할 치수가 아주 간결하게 정리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주문한 징크가 공장에서 배달돼 왔다.
때는 바야흐로 한낮의 기온이 40도 가까이 치솟기 시작하던 무렵, 공구가방에 스크류볼트를 가득 채운 뒤 임팩트드라이버를 들고 비계 위로 올라가 남쪽부터 시작해 징크패널을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패널을 트레이에 끼워 넣고 흰색 스크류볼트를 박는 일인데 수월하게 되질 않았다.
임팩트 드라이버와 스크류볼트가 정확하게 일직선을 이루도록 하고 그걸 징크 위에 수직으로 세운 다음 그대로 박아야 하는데 일직선 또는 수직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스트류볼트는 바로 튕겨 나가 비계 아래의 저 멀리 땅위로 떨어지게 된다. 또 임팩트드라이버를 너무 센 힘으로 동작시키면 스크류볼트의 머리가 뭉개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1단 정도의 약한 힘으로 박으면 징크가 얇다고 해도 철판이라 제대로 뚫리지 않았다. 그래서 임팩트드라이버가 적당한 힘으로 동작하도록 하면서 한번에 끝까지 박지 말고 두 세 단계로 나눠 박히도록 스위치 조절을 잘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숙련된 기술자들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지만, 내게는 그렇지 않았다. 기본적인 스킬이 부족한 상황에서 높은 곳에서 자세까지 불안정하니 자꾸만 에러가 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징크를 붙이는 방식도 내가 하는 게 제대로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이렇게 하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이어갔다.


일에 서툴다보니 힘은 힘대로 들고,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비오듯 흘렀다. 한 시간 반 정도 지났을 무렵 구부리고 있던 몸을 일으키는데 어질하는 걸 느꼈다. 엄청나게 더운 날씨에 뙤약볕 아래서 일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무리해서 일을 진행할 건 아니라고 판단해 그만 밑으로 내려왔다.
아쉽게도 전체 중에서 절반 정도를 붙인 뒤에, 유튜브 쇼츠에 올라온 징크 패널 붙이는 영상을 보고서야 제대로 하는 게 어떤 건지를 알게 됐다.
처음에 했던 절반은 스크류볼트가 드러나게 시공이 됐고 그 이후엔 패널끼리 겹치는 부분의 안쪽 패널에 스크류볼트를 박은 다음 이어지는 패널을 그 위에 꽂아 넣는 방식으로 바꿔 말끔하게 설치를 했다.
뻐꾸기지붕의 처마가 본 지붕과 만나는 지점은 스크류볼트를 박을 수 있는 여유 작업공간이 안 돼 방부목으로 ㅂ자 상을 만들어 먼저 붙이고 그 위에 패널을 시공했다. 이것도 혼자서 꽤 오랜 시간 궁리한 끝에 찾아 낸 방법이다.

이렇게 해서 총 작업일 수로 4일 정도가 걸렸다. 비가 와서도 쉬고, 더위 때문에 한 번에 길게 작업을 이어가지 못해 일 수로는 더 많이 걸렸다. 기술자에게 맡겼다면 이틀이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비록 서툰 솜씨로 잘못 시공한 면도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직접 했다는데 만족하고 자부심을 갖는다.
천장을 일본말로 덴조라고 하는데 처마천장을 현장에선 처마덴조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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