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재해예방기술지도(공사장 안전관리)란?

주홍완 2020. 8. 12. 17:30

① 금액 1억 원 이상의 공사

② 건축허가가 필요한 공사

③ 소요기간 1개월 이상의 공사

 

위 세 가지 중에서 한 가지에만 해당돼도 건축주는  전문업체와 공사장 안전관리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제는 거의 모든 집짓기가 전문업체와 안전관리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해야 하는실정이 됐다.

아래와 같이 법이 거듭 개악된 결과다.

 

여러 조건 중에서 제1 기준이 되는 공사금액에 따른 적용대상은 그 액수가 아래와 같이 해마다 낮아져 2020년부터는 1억 이상이 됐다. 요즘 웬만한 집 건축비로 1억 원이 넘지 않는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거의 모든 집짓기가 다 해당된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 2019년 7월 이전 : 3억 이상 120억 이하

- 2019년 7월 이후 : 2억 이상 120억 이하

- 2020년 1월 이후 : 1억 이상 120억 이하

 

공사금액(건축 공사비)이 널마나 될 지는 건축사에게 문의하거나 ‘건설공사의 용도별 구조별 표준단가표’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된다.

 

그럼 비용은 얼마나 드나?

전문업체와 계약은 횟수로 하거나 총액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

 

횟수로 할 때 비용은 회당 10만 원 ~ 25만 원으로 업체에 따라 금액차이가 크다고 한다. 따라서 주변 지역의 여러 업체에서 견적을 받아보길 권한다. 회당 비용으로 계약을 할 경우엔 공사기간 동안 최소 월 2회 이상 안전지도를 받는 조건으로 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공사 시작부터 종료시점까지 총액으로 일괄계약하는 경우엔 공사가 지연되더라도 건축주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양평지역에서 개인주택을 짓는 경우엔 통상 300만 원 정도에 계약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 경우엔 200만 원으로 합의를 봤다.

 

전문업체와 재해예방기술지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하다 적발되면 아래와 같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 1차 200만 원

- 2차 250만 원

- 3차 300만 원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유튜버 ‘직영 홍선생’이 영상을 통해 알려준 정보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은 것들이다.

 

‘직영 홍선생’은 이 제도에 대해 “안전관리업체를 위한 법이지 소규모 건축주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비난을 하던데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고 해도 위에서 언급한 ‘건축허가대상 공사를 하는 자’에 해당되면 안전관리업체와 계약을 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도 여러 사람이 한결같이 “안전관리업체가 지도해 주는 일은 없고 공사착공에 필요한 계약서에 이름만 걸어주는 값”이라고들 했다.

 

이런 것을 두고 공무원 등 일부에선 일자리 창출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비슷한 예로, 요양등급을 받은 장애인을 집에서 간병하면서 입주 간병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집에 들어가 24시간 간병일을 원하는 간병인은 구하기란 쉽지 않다. 복지센터에서 소개하는 간병인들은 대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돌보길 원한다. 그래서 입주간병인을 구하려면 조금 과장되게 얘기해 환자나 가족이 직접 나서서 전국을 뒤져야 한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서울에서 간병인을 구해 지방에 있는 환자를 돌보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편의상 환자 거주지역의 복지센터에 이 간병인을 등록하게 된다.

 

환자나 그 가족이 다른데서 구한 간병인인데도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은 지역 복지센터에 등록해야 하는 이유는 국가가 지급하는 요양지원금 때문이다.

 

재택 환자는 요양지원금을 직접 청구할 길이 없다. 복지센터에서만 청구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 과정에서 복지센터는 수수료와 행정비용, 보험료 등의 명목으로 국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을 40% 가까이 떼어간다.

 

수년 전에 이 문제를 보건복지부 고위 공무원에게 얘기하고 시정 또는 개선 방법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분이 담당 국장에게 내 얘기를 전했더니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만들어진 제도라는 얘기를 하더라고 알려 왔다.

 

복지예산이 부족하다고 늘 툴툴대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한 환자에게 써야 할 돈을 복지센터가 가로채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는 게 제대로 된 행정이냐고 논박했지만, 복지부 내에서 정책변화를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이런 일들은 보여주기 행정, 생색내기 행정, 성과 부풀리기 행정의 전형으로 밖엔 보이지 않는다.

 

예산 100원을 가지고 환자에게 지급해 복지비로 100원을 집행한 실적을 만든 다음, 40원이 복지센터로 가도록 해서 총 140원의 집행효과를 거둔다는 발상으로 밖엔 안 보인다.

 

조삼모사류의 사술인가 아니면 오병이어의 기적인가?

 

이처럼 사술을 부리는 정책들은 우리 주변 도처에 널려 있다.

 

잘못된 정책이라도 이를 통해 이익을 보는 개인이나 단체가 생기면, 기득권을 잃지 않으려는 저항이 생겨 개선이 어려워 진다. 그래서 공직자들은 양심과 사명의식, 전문적 식견으로 제도를 처음부터 잘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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