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폭우로 변한 봄비에 다시 미뤄진 마무리 공사

주홍완 2021. 4. 25. 18:41

4월 10일(토)

 

오늘은 오전 11시경부터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다.

 

어제 윤 소장으로부터 “내일 비가 많이 온다는데 일을 다음 주로 미루면 어떻겠느냐?”는 전화가 왔지만, 나는 더 이상 미뤄선 안 되니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답했다.

 

연로하신 아버지가 눈에 밟힌다며 친정에 다녀온다는 아내를 동서울터미널에 내려준 시각이 6시 30분, 이른 아침이었지만 곧장 양평을 향해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있는 묘목농원에 들러 서종면에서 동해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유실수로 뭐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팔당터널을 모두 빠져나와 남양주시 조안면으로 내려가기 직전에 있는 솔바위농원이다.

 

농장 직원에게 서후리 쪽에서 동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유실수로 뭐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감, 복숭아, 사과, 체리 모두 괜찮다며 내한성이 강한 품종으로 잘 가려 심으면 문제 없다고 알려 줬다. 그 농장에 있는 유실수는 대부분이 가격이 꽤나 비싼 성목뿐이었다. 묘목으로는 마침 추위에 강하다는 대봉감나무가 있길래 두 주를 사서 양평으로 행했다. 나머지 필요한 묘목들은 인터넷에서 구입하기로 했다.

 

서후리 도착해 감나무 묘목을 가식해 놓고 지하수 모터에 전기를 연결해 물을 틀어놓고 있자니 8시쯤 윤 소장이 왔다. 윤 소장과 어떤 방향으로 상의한 후 일을 시작했다. 윤 소장이 굴삭기로 일을 하는 동안 나는 가식해 놓은 철쭉 등이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멀찍이 옮겨 심는 일도 했다.

 

10시가 조금 지나자 빗방울이 가끔 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많이 떨어졌다. 11시쯤 되자 일을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다. 아쉽지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가능하면 오늘 마무리를 지었으면 했지만 빗줄기가 너무 거셌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 주엔 터닦기 공사를 마무리 짓기로 윤 소장과 얘기를 했다. 맨 위 집터자리의 남쪽에는 아래쪽 정원터에 심어 놓은 공작단풍과 조형소나무를 한 그루씩 옮겨 심고 온실자리로 내려가는 쪽은 경사도를 낮출 수 있도록 위쪽 땅을 좀 더 깍아 내기로 했다. 온실자리 앞쪽엔 윤 소장 권고에 따라 가장 큰 공작단풍을 심기로 했다.

 

윤 소장은 비가 많이 오니 건설현장 여러 곳을 둘러봐야 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점심을 같이 먹으려 했는데 덩그러니 혼자만 남게 됐다.

 

그냥 집으로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