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건축목공 기술자가 되기 위해~~

주홍완 2023. 7. 18. 10:21

석 달 과정의 건축목공강좌 중에 두 달째 교육이 6월30일 끝났다.

 

최초 9명이 신입생으로 들어왔는데 2월차에 4명이 그만두고 3월차에는 나 혼자만 남게 됐다. 교육내용이 자신이 원하던 것과 다르다거나, 다른 교육을 받게 됐다거나,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것 등이 그만두는 이유들이었다.

 

첫 달 교육은 목공이론과 실기들을 유튜브로 보고 기본 공구를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 실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육비는 전액 국비지원이었지만, 등대기 톱, 양날 톱, 끌 3종, 대패, 자 3종, 호닝 가이드(대팻날이나 끌을 갈 때 일정하게 각도를 유지시켜 주는 가이드), 분도기, 그무개 등 기본공구 구입비용으로 30만 원 가량이 들었다.

 

톱질을 익히고 대팻날과 끌을 갈아 본 다음 끌꽂이, 그릇받침, 목재 뫼비우스띠 등을 만들고 기능사 시험에 필요한 현치도 그리기와 창틀 등으로 기본기를 익혔다.

 

두 번째 달에는 목재 골조만 있는 방을 2~3인 팀별로 배정받아 한 치 각목으로 상을 붙이고 그 위에 석고보드를 붙이는 실습을 진행했다.

 

상을 대기 위해서는 먼저 레이저 수평기로 벽과 천장에 수직과 수평을 정해야 한다. 그 다음에 석고보드 온장(900x1,800mm) 크기에 맞춰 벽엔 450mm 간격으로, 천장엔 300mm 간격으로 한치각목을 고정했다. 목재 골조의 수평과 수직이 애초부터 맞지 않았고 창문 위치도 고려해야 하는 등 건축목공이 생소한 교육생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재값이 워낙 비싼데다, 자원을 아끼기 위해서도 재활용은 당연했다. 깔끔한 모양도 중요하지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시공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전 교육생들이 썼던 실습재료들을 재활용하는데 실습생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쓸 수 있는 부분만 잘라서 이어붙이기를 하다보니 석고보드를 붙인 벽이 누더기를 기운 것처럼 되기도 했다. 시행착오 등으로 당연히 시간이 많이 걸리고 결과물도 깔끔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재를 재활용하는 것도 기술을 익히는 또 하나의 길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짜투리들을 열심히 자르고 이어 붙였다.

 

석고벽을 완성한 다음 창틀을 만들어 넣고 우물천장을 만들고 바닥마루를 짠 다음에 몰딩과 걸레받이를 붙이는 것으로 두 달째 교육이 끝났다.

커튼박스와 천장 몰딩

 

우물천장
마루와 걸레받이
전통 창호, 좌우 창의 프레임이 중간에 겹쳐야 하는데 재단을 잘 못해서 짧게 됐다.

마지막 3월차는 전통창만들기로 시작했다. 지금까지 해 본 일 중에 손이 가장 많이 갔다. 장시간 고개를 숙이고 일을 하다보니 목에도 무리가 가는 듯 했다. 5시간 가량을 내처 서서 해야 하니 힘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1주일 만에 창 두 쪽을 완성했고 창틀에 끼우는 것으로 인테리어 실습을 마무리 했다.

 

셋째 주부터 남은 2주 동안은 원형톱과 직쏘 등 전동공구 익히기와 계단만들기 등의 실습을 이어갈 참이다.

 

몸으로 감당하는 일을 새롭게 배우게 돼 보람을 느끼지만, 손재주가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현실이 서글프기도 했다. 노안으로 밀리미터 눈금을 보기 어려운 것도 배우는 과정에서 겪는 큰 어려움 중의 하나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목공은 노안이 시작되기 전에 배워야 할 것 같다.

 

이 목공건축 강좌는 100% 국비지원이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교육비가 전혀 없다. 선생님도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 주신다. 게다가 하루 1만6천 원씩 교육지원장려금까지 받을 수 있으니 새로운 직업이든 소일거리든 목공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다만, 현재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에겐  이 장려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목공건축기능사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커리큘럼도 마련돼 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