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직영건축-골조] 드디어 끝냈다

주홍완 2024. 8. 26. 12:14

8월 18~23일

 

그라인더로 용접슬래그를 갈아낸 자리, 비와 이슬에 장기간 노출돼 녹이 스는 부위 등에 방식페인트를 칠하고, 곧 들어 올 패널의 적치공간 확보를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자재들을 한곳에 모아 정리하는 일을 했다. 또 동서남북 전 방향에서 비계 안쪽으로 진입해 패널 부착작업이 가능하도록 통로를 만들면서 구조보강을 해주는 작업도 진행했다.

그라인더로 용접슬래그를 갈아 낸 자리

 

방식페인트를 칠했다.

 

비가 많이 내려 쉰 수요일 하루를 빼고 4일 동안 이 일을 했다. 혼자 하는 일이라 차를 타고 식당에 다녀오기도 뭣해서 점심은 햄버거와 쌀국수로 때웠다.

 

용접슬래그를 그라인더로 갈아낼 때는 불똥과 먼지가 많이 나서 모자, 토시, 마스크, 안경을 착용해야 했다.

 

토시와 모자는  튀는 불똥이 팔뚝은 물론이고 머리카락 아래 두피에 까지 파고들어 따갑게 하니 필요했다. 안경은 불똥이 눈으로 들어가면 위험하니 써야 했고, 마스크는 쇳가루와 먼지를 폐로 영접하지 않으려면 꼭 써야 하는 필수 장구였다.

 

35도를 넘나드는 불더위 속에 가장 고역이었던 것은 마스크 착용이었다. 쓰자마자 얼굴 전체에 땀이 줄줄 흘렀다. 너무 더워 1시간 반 이상 작업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땀이 많이 났고 덩달아 체력소모도 컸다.

 

 A형 지붕의 측면 골조에 매달려 작업을 할 때는 워낙 높은 곳이라 작업용 안전벨트를 차고 고리를 비계 파이프에 걸어 안전을 확보해야 했다. 건설현장에서 쓰는 안전벨트는 자체 무게가 꽤 있는데다, 몸을 조이게 되니 몸이 느끼게 되는 더위는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시너로 희석한 페인트는 빨리 굳지 않도록 사용 중간에도 뚜껑을 수시로 닫아 두고, 하루 일이 끝나면 꼭 밀봉을 해둬야 한다. 그런데 페인트를 덜어 쓰기 위해 구입한 양철통은 뚜껑이 없는 것이었다. 궁여책으로 비닐을 잘라 덮은 다음 접착테이프를 둘러 봤지만 뗐다 붙이는 일이 꽤 번거로웠고 밀봉 효과는 크지 않았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궁리를 던 차에, 아파트 재활용쓰레기 수거장에서 김치냉장고용 통을 발견했다. 고무패킹으로 밀폐되는 뚜껑까지 있으니 안성맞춤일 것 같아 냉큼 주워왔다. 첫날은 만족스럽게 썼는데 이틀째가 되자 김치통의 바닥과 옆면이 바깥쪽으로 부풀어 올랐다. 플라스틱 재질의 김치통이 시너에 의해 변형되는 것 같았다. 바닥이 동글동글해지니 넘어질 듯 옆으로 자꾸만 기울어 높은 곳에 올려두고 작업할 때는 영 불편했지만 뚜껑이 없는 양철통보다는 나았다.

 

그라인딩 작업을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확인 차 둘러보면 슬래그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군데군데 보였다. 페인트칠도 다 끝냈다고 생각하고 둘러보면 빠진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띄곤 했다. 다시 그라인더와 페이트붓을 집어 드는 일을 몇 번 반복하고 나서야 모든 작업을 끝낼 수 있었다.

 

패널을 쌓아둘 공간 확보를 위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비계 파이프와 안전판을 한쪽 구석으로 모아 차곡차곡 쌓고 철근 남은 것도 비계 파이프 더미에 붙여서 다시 쌓았다.

비계 파이프, 안전판, 철근 등을 집에서 가정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옮겨 쌓았다.

 

벽체 패널을 붙이려면 비계와 골조 사이로 패널을 넣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동서남북 모든 방향에서 비계 안으로 드나들 수 있어야 작업이 수월해 질 것 같아 비계 파이프를 풀어 반대쪽으로 옮기는 방법으로 통로를 만들었다. 또 지붕용 패널 작업 시 안전성 확보를 위해 비계에 버팀 기둥을 군데군데 곧추 세우는 작업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