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직영건축-내단열] 내단열 작업 마무리

주홍완 2024. 10. 6. 14:08

10월 3~5일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아침 6시에 나와 저녁 8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는 일과가 계속되다보니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진 건지 움직이는데 발이 자꾸 걸리고, 작업시간도 두 시간 이상을 쉬지 않고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회사 다닐 때는 점심 식사 후에 30분 정도 눈을 붙이곤 했는데, 나이가 더 들어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데 잠깐 동안의 오침도 하지 못하는 그런 생활을 2주나 지속했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소파에 앉은 채로 그대로 곯아떨어지는 모습을 옆에서 안쓰럽게 지켜보던 아내가 휴일에 자기도 돕겠다며 나섰다. 그래서 개천절과 토요일에 아내가 함께 했다.

75mm단열재와 45mm 각관의 두께 차이를 메꿔줄 30mm 스티로폼 단열재를 테이블쏘로 켜고 있다. 윤 소장이 원형톱을 작업대에 달아 만든 이 테이블쏘에는 킥백방지나 톱날덮개 등의 안전장치가 없어 매우 위험하다.

 

30mm 두께 차이가 나는 곳에 아내가 단열재를 붙이고 있다.

 

바닥과 골조 사이의 틈에도 우레탄폼을 뿌리고...

 

삐져 나온 우레탄폼을 칼로 잘라내는 작업도 아내가 했다.

 

건축일을 하다보면 사다리 위에서 일을 하다 공구 등을 챙기기 위해 내려왔다 갈 일을 한 번이라도 줄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현장 기술자들은 2인 이상이 팀을 이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아내는 내 작업의 이런 단순 보조를 넘어 간식을 챙기고 청소를 하고 대화상대까지 해줘 여간 큰 힘이 된 게 아니었다.

 

이제는일이 끝났나 하고 둘러볼 때마다 단열재 붙인 곳에 빈공간이 눈에 띄니 해야 할 일이 끝나질 않는다. 간식까지 건너 뛰고 일을 했는데도 저녁 6시가 넘어서야 일이 끝났다.

 

이 정도까지 해놨으면 내일 하루는 쉴 수 있겠다 싶었다.

 

목수들이 오기 전의 선행 작업을 토요일까지 그나마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아내 덕분이었다.

 

이제부터는 집을 아내와 함께 지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ㅋㅋㅋㅋ

 

수능리 친구도 과일을 들고 와서 안쓰럽다는 기색을 가득 담아 일을 도우며 위로를 해줬다.

 

집 짓는 일이 예상보다 훨씬 힘들고 어렵지만, 하나 둘씩 만들어 가면서 얻는 보람도 그에 못지 않게 크다. 아무 사고 없이 건강도 잘 지키며 마무리 할 수 있다면 퇴직 후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참여해 직접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은 이제 거의 지나온 것 같다. 안전사고에 더 유의해서 조금만 더 힘을 낼 수 있기를 오늘도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일요일 하루는 쉬면서 원기를 보충해 월요일부터 시작될 목공일을 맞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