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황 3

올해 텃밭농사 작황은...

8월 26일(금) 어제 저녁에 올라온 아내와 함께 오전 반휴를 내고 양평에 다녀왔다. 오늘은 아내가 오후에 4차 백신 예약이 돼 있고, 토요일 오전엔 꼭 가봐야 할 결혼식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6시에 집을 나섰다. 역시 이른 시각이라 길이 막히지 않아 50여 분 만에 서후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외가의 원두막이 그립다며 수박을 심어달라고 부탁했던 지인에게 한 개 남은 수박과 참외 몇 개를 따가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따가기로 했던 전 주 금요일에 마침 폭우가 쏟아져 그 분이 서후리엘 들르지 못했다. 그래서 남아 있는 수박, 참외가 우리 차지가 됐다. 수박과 참외 모두 넝쿨이 말라 있어 더 이상 밭에 두면 썩을 것 같아 모두 땄다. 긴 비 끝인데도 수박은 제법..

검은등뻐꾸기는 뭘 그리도 보여주고 싶은 걸까?

5월 21일(토) 텃밭에서 일하는 데 건너편 산 어디선가 들려오는 민망한 새 소리가 줄기차게 귀를 간지럽힌다.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다. 이 새의 울음소리는 십수년 전 광릉CC에서 처음 들은 기억이 있다. 울음소리가 희한하다고 했더니 옆에 있던 캐디가 ‘홀딱벗고’ 새라고 알려 줬다. 캐디의 얘기 때문인지 다시 들어보니 정말 ‘홀딱벗고’로 들렸다. 스님들에겐 ‘머리깍고’로 들린다고도 했다. 짝짓기를 갈망하는 애절한 어느 수컷의 노래인지도 모를 그 울음소리는 오전 내내 이어졌다. 볕이 따갑게 느껴질 때쯤 산들바람이 산자락을 타고 내려와 내 밀짚모자 속에 맺힌 땀을 식혀 줬다. 수능리 친구가 타이밴드를 가져와 쳐진 울타리망을 다잡아주고 돌아갔다. 늘 고마운 친구다. 텃밭일을 어느 정도 마친 뒤 점심식사를 위해 ..

우리야, 너도 서후리의 자연을 즐겨 봐~~

5월 6일(금)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아내가 4일(수) 밤에 부산서 올라왔다. 나와 큰애도 휴가를 하루 내서 온가족 다섯 식구(강아지 '우리' 포함)가 양평으로 향했다. 양수리에 들러 참외, 수박, 오이, 토마토, 고추(청양고추, 아삭이고추, 꽈리고추), 쌈배추 모종을 샀다. 서후리 도착해 차를 큰길가에 세우고 걸어 올라가는데 강아지 우리가 50m 가량 되는 경사로 중간쯤에서 힘이 드는지 헉헉 거렸다. 큰애, 작은애 모두 '우리' 힘내라고 왁자하게 응원을 하니 낑낑 거리며 완등을 했다. 사람 나이로 치면 70이 넘었다는 만 11살이 나이니 오르막길이 힘에 부칠만도 할 게다. 나는 애호박, 단호박, 맷돌호박 각각 두 포기씩을 심을 구덩이 여섯 개를 파는 걸로 일을 시작했다. 굴삭기로 다져 놓은 돌이 가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