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지역

국립공원 야영장 예약하기

주홍완 2012. 7. 31. 21:20

 

<옐로스톤 국립공원>

전세계 국립공원의 효시(1호)라는 옐로스톤에 야영장 예약을 먼저 하기로 했다.

 

국립공원 사이트(www.npa.gov)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다른 곳들과는 달리 옐로스톤은 Lodge와 호텔 등을 민간업체가 관리하면서 예약까지 대행하고 있었다. 한데 야영장 예약은 인터넷으로는 안되고 전화로만 가능하단다.

 

캘리포니아와 와이오밍주는 시차가 있어 아침 일찍 시간 맞춰 전화하려면 신경을 써야 했다.

 

전화를 걸었더니, 20분 이상 자동응답기에서 메시지만 반복되고 예약 담당자에게 넘어가질 않는다. 이러다가 예약을 못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감이 생겼다. 전화를 걸기 시작한지 3일째, 마침내 담당자와 연결이 됐다.

 

몇 명이 무슨 차로 올거며 텐트의 크기는 몇 스퀘어 피트인지 별의별 것들을 다 물어 본다. 나중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 것이지만 각 사이트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데크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개인별 장비에 맞는 것을 배정하기 위해 그런 것이었다.

 

아직 텐트를 사기 전이라고 했더니 12 x 12 사이즈로 잡아주겠다고 한다. 그 정도면 4명에게 충분한 면적인지 궁금해 했더니, 정말 넓은 공간이라며 나중에라도 변경되는 것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달라고 한다. 해서 제일 좋아 보이는 Bridge Bay 야영장에 3박을 예약 했다.(예약 담당자가 어찌나 친절하게 안내를 잘 해주던지...)

 

<그랜드티톤 국립공원>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올라가면서 옐로스톤에 가기 전날 들르게 될 그랜드티톤 국립공원은 사전 예약을 받지 않는 First Come, First Serve(도착 순서 대로 사이트를 배정) 방식이라서 그냥 통과.

 

<요세미티 국립공원>

다음으로, 미국인들에게 캠핑장소로 가장 인기가 있다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야영장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에 들어 갔다.

 

이런!!!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연초에 어디선가 매년 3월 15일 경에 그 해 예약을 받기 시작하는데 금새 동이 나 버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내심 염려를 했는데 정말이지 남아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이곳을 못잡으면 전체 여행 일정에 차질이 올 수도 있겠다 싶어 부랴부랴 전화를 했더니 안내원 얘기가 내가 인터넷에서 보고 있는 그대로란다.

 

무슨 방법이 없을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약을 했다가도 누군가는 해약하는 경우가 반드시 있을 터였다. 매일 밤 9시쯤부터 수시로 예약 사이트엘 들어가 봤다. 그렇게 하기를 한 5일 쯤, 드디어 2박을 할 수 있는 빈자리가 Hodgedon Meadow라는 곳에 뜨길래 망설일 것 없이 냉큼 잡아 버렸다.

 

요세미티 야영장을 기웃거리는 중에도 공원 바깥에 있는 민간 캠핑장들은 빈자리가 많이 보였지만, 들락날락해야 하는 이동거리며 시간을 생각해보면 많이 불편할 것 같았다. 굳이 NPS(National Park Service)에서 관리하는 공원 안의 캠핑장을 어렵게 예약한 이유다.

 

<솔트레이크시티에 있는 엔틸롭 아일랜드>

여행 초반부에 들르게 될 솔트레이크시티에는 경치가 아주 좋다고 소문난 Antelope Island라는 주립공원이 있다.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면서 이곳에서 야영을 할지 고민을 했다. 우선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문제였다. 샤워시설은 야영지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화장실이 Vault식인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예약하려는 사람도 많지 않아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늘 빈자리가 대부분이었다. 쾌적하고 시설도 괜찮은 곳이라면 자리가 이렇게 항상 남아돌지는 않을텐데 하는 염려가 들어 흔쾌히 결정을 할 수가 없었다.

 

참고로 Vault식 화장실이란 수세식이 아닌, 변기 밑에 통을 놓고 볼일을 볼 수 있도록 해 놓은 푸세식이다. 지난해 겨울 캐년 지역을 돌아 볼 때 공원 깊숙한 곳에서 만났던 대부분의 화장실이 이런 식이었다. 아이건 어른이건 쉽게 적응이 되질 않았었다.

 

난생 처음 아이들까지 데리고 하는 야영인데 불편이나 무서움을 느끼게 되면 그 이후의 일정에 큰 차질이 올 것이 가장 크게 염려돼 ‘ Antelope Island에서의 야영은 어렵겠다’로 결론을 내렸다. 대신에 섬에서 솔트레이크로 가는 길목에 있는 Ogden시의 프리웨이 주변 호텔을 예약했다.

 

<킹즈캐년, 세코이어파크>

후반부 여정에서, 요세미티를 지나 닿게 될 킹즈캐년과 세코이어파크는 캠핑장에 여유가 있어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예약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요세미티 예약일정에 맞추다 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 몬테레이를 들른 다음에 요세미티로 가려던 애초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요세미티로 바로 갔다가 킹즈캐년과 세코이어 파크를 거쳐 태평양쪽에 있는 몬테레이로 다시 나오기로 했다. 이렇게 하는 것 때문에 더 움직여야 하는 거리가 약 150마일 정도 될 것 같았다.

 

<Pfeiffer Big Sur, Pismo Beach>

이 일정에 맞춰 몬테레이 아래의 Pfeiffer Big Sur라는 곳과 Pismo Beach의 주립공원 야영장을 예약하려고 www.reserveamerica.com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Pfeiffer Big Sur쪽은 그 기간 예약이 이미 다 차있어서 요세미티 예약할 때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며칠간에 걸쳐 시도를 한 다음에야 간신히 잡을 수가 있었다.

 

<레이크 타호>

옐로스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1천 마일이 넘는 거리다. 따라서 자동차를 운전해 하루 안에 당도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도중에 1박을 하고 쉬어갈 곳을 찾아야 하는데 경로가 네바다주의 황량한 사막지대를 횡단하는 것이라 마땅한 곳이 없다.

 

800마일 이상을 달려야,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도박의 도시 Reno와 그 조금 아래쪽에 있는 사계절 휴양지인 Lake Tahoe에 도달할 수 있다. 그밖에는 적당한 곳이 없는 것 같았다.

 

호텔 숙박비만을 놓고 따져보면 도박의 도시답게 Reno가 많이 쌌다. 하지만 Lake Tahoe를 바로 옆에 두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호텔이나 Lodge 이용료가 대부분 1박에 150달러를 가볍게 넘어간다. 대안으로 캠핑장을 검색해 보니 호수 바로 옆에 민간인이 운영하는 'Sandy Beach'라는 사설 캠핑장이 한 군데 나왔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이용후기들을 살펴보니 평도 괜찮고 해서 아침에 전화를 했다(그 곳은 인터넷 예약이 안된다).

 

자동응답기에서 나오는 안내 멘트를 들어보니, 다음 주는 예약이 모두 찼으니 그 이후의 날짜로 예약하려면 메시지를 남겨 달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가족이 도착하는 날은 2주 정도 후였기에 도착날짜와 내 전화번호를 남겼 놓았다. 오후가 다가도록 아무런 답신이 없다가 저녁 6시가 지나서야 전화가 왔다. 날짜를 다시 알려주니 그 때는 자리가 있어 예약이 가능하단다. 전기밥솥을 써야하기 때문에, 전기 사정이 어떤지(Hook-up)를 물으니, 역시 텐트 캠핑장에는 없고 RV 캠핑장에만 전기가 있는데 하루 5달러씩을 더 내야 한단다.(텐트 캠핑장은 1박에 20달러).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편리하게 지내야 할 듯 싶어 RV사이트로 이틀(2박3일)을 예약했다.

 

여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가족과 함께 820마일을 달려 그곳에 이르게 되는 날, 후반부의 알찬 여행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며 마음껏 휴식하리라. 기다려라 Lake Tahoe여...

 

마지막으로 LA에 도착하기 전 들를 곳인 Solvang 근처의 야영장을 찾아봤다. 그 쪽은 당일 날 가서도 자리를 잡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미리 예약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