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정들었던 토랜스를 떠나 달리기를 한참, 라스베가스가 가까워지자 차 계기판에 나타나는 온도는 110~115F를 왔다 갔다 한다.
도착시간에 여유가 있어 Barstow에 있는 Tanger Outlet Center에 잠깐 들렀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얼굴에 끼치는 뜨거운 열기에 그만 숨이 턱 막혔다. 주차장에서 상가 건물까지 대략 50M 밖에 안되는 거리였지만, 너무 뜨거워서 걷는 동안 온 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매장들 앞의 복도 천장에는 허연 냉기를 내품는 파이프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지만, 더위를 몰아내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 차로 어떻게 돌아갈지 걱정부터 앞설 만큼 정말 지독히도 더웠다.
그런 무더운 날씨에도 가슴에 VIP라는 스티커를 붙인 중국인 단체 여행객들이 쇼핑몰의 의류매장들 대부분을 채우고 있었다. 그들의 구매력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쇼핑몰에서 별도 표식을 붙여주고 매장 직원들이 종종거리며 따라 다닐까? 그들 덕분에 우리 가족과 같은 일반 쇼핑객들은 직원들의 관심권 밖이었다.
매장엔 많은 유명 브랜드의 좋은 제품들이 한국과 비교할 때 절반 정도 이하 가격에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사는 것이 돈 버는 것”이라는 누구의 말이 다시 생각날 정도로 값이 싼 좋은 물건들이 많았다. 귀국 전엔 할인매장에 다시 들르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잠깐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살림살이를 차에 가득 싣고 앞으로 3주 동안 여기 저기 옮겨 다녀야 하니 자제를 해야 했다.
집사람과 아이들은 셔츠 하나씩을, 나는 골프 모자 한 개만을 사서 라스베가스를 향해 길을 나섰다.
길가에 보이는 마른 풀들이 바로 텀블위드(Tumbleweed). 다 자란 뒤 마르면 땅 윗부분의 가지가 뿌리에서 분리돼 바람에 굴러다닌다. 우리말로는 회전초라고 부른다. 서부영화에서 총잡이들이 황야의 결투를 벌일 때면 저 텀블위드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장면이 꼭 나온다.
<바스토우(Barstow)>
캘리포니아의 샌 버나디노 카운티에 속한 인구 2만2천 여명의 소도시로 LA와 라스베가스의 중간 지점에 있다.
한국 여행사에서 내 건 미국 서부지역 관광 상품 대부분에 들어있는 코스로 서부 개척시대의 정취가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한다.
1840년대 후반 몰몬교도가 이곳에 처음 거주하기 시작했다.
모하브 사막에도 우기가 시작되는 매년 가을이면 초지가 생겨나고 수원엔 물이 고인다. 이 시기에 맞춰 사람과 상품, 가축들이 LA로 모여 들었다. Santa Fe에서 이어지는 Old Spanish Trail을 따라 뉴멕시코로부터, Salt Lake Road를 따라 유타에서 온 이들이 바스토우를 지나는 모하브강을 따라 이동했다.
바스토우의 도시 역사는 오웬스 계곡에서 금과 은이 발견되면서 시작된 모하브 사막의 광산과도 뿌리가 깊다. 광부들이 밀려들면서 철도가 건설됐다. 이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도시는 더욱 발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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