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토), 올해 농사 시작을 위해 양평에 다녀왔다.
봄 일을 이렇게 늦게 시작하는 건 서후리서 어린 묘목을 3월에 심으면 동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주위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서울은 벚꽃이 피기 시작했는데, 양수리 길가엔 아직 꽃망울도 다 올라오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서후리는 양수리에 비해 2~3도 가량 기온이 낮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일을 하면 땀이 나지만 가만히 앉아 있으면 살짝 냉기가 느껴지는 정도의 날씨였다. 그래서인지 땅엔 튼튼한 뿌리로 겨울을 견뎌낸 냉이만 군데군데서 푸른빛을 띨뿐 다른 풀들은 잠잠했다. 추위가 다 가시질 않아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나 보다.
이틀 전 과천 주암동에 있는 묘목농원서 사 온 에메랄드그린, 주목, 진백, 히버니카 등 조경수 30여 주와 체리 2주(러시아8호와 라핀 각 1주씩), 조안면에 있는 농원서 추가로 구입한 두릅나무, 엄나무 등의 묘목을 심었다. 조경수들은 집을 지은 후 제 자리를 찾을 때까지 우선 키울 요량으로 두 군데 나눠 가식을 했고 두릅나무와 엄나무는 북쪽의 경계를 따라 심었다.
점심은 중미산 고개마루에 있는 국숫집에서 윤 소장과 만나 다슬기칼국수를 먹었다.
윤 소장이 선물이라며 트럭에 싣고 온 꽃잔디는 수돗가로 옮겨 물을 흠뻑 뿌려 줬다.
지난해 심은 블루베리 다섯 주는 모두가 죽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바짝 말라 있어 비닐로 멀칭을 해줬다. 블루베리는 산성의 피트모스(이끼토탄)에 뿌리를 얕게 내리는 식물이라 물을 자주 줘야 하는데 가물었던 겨우내 방치해 그런 것 같다. 움을 틔우고 살아나여 할텐데 걱정이다.
일을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 윤 소장이 기증한 꽃잔디는 마당 한켠에 가식을 해놓았다.
수능리 친구가 뿌리화초를 심느라 걷어낸 잔디가 조금 있다며 가져온 것을 텃밭 옆 경사지에 심었다. 이렇게 해서 올해의 첫 양평일을 끝냈다.
2주 후에나 다시 찾을 요량으로 수능리 친구에게 주말에 와서 물을 뿌려달라는 부탁을 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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