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화)
바위 깨낸 결과를 확인하고 정화조 맨홀 연장관 주위를 벽돌로 보강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10월 마지막 날에 양평을 찾았다.
집터와 신설 도로부지에 있는 바위를 깨는데 총 6일이 걸렸다. 애초 하루 정도 예상했던 집터 안은 이틀이 넘게 걸렸고, 도로부지는 사흘이 조금 못되게 걸렸다. 또 깨낸 돌을 치우는 정리작업에 하루가 걸렸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는 바위가 단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위를 깨는 일은 요량했던 것보다 대부분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하더니 그렇게 됐다. 바위의 경도나 결의 유무 여부 등 돌발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답답했던 3년이란 시간에 비용까지 추가로 들었지만, 이제 집터정리가 가능해 졌으니 속이 후련하다. 앞으로 도로와 접한 면에 석축을 한 줄 쌓아야 하고, 기초공사 들어가기 전에 집터를 평탄하게 골라야 하는 작업이 아직 남아 있다.
겨울로 들어가는 길목이라 날씨가 변덕을 부리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열린 하늘 아래서 이루어지는 일이 건축이라 영향을 받는 것도, 고려해야 것도 많다.
정화조 맨홀 연장관 주위에 벽돌을 쌓기 전에 정화조와 틀 사이 빈공간에 흙을 채워 넣는 일을 먼저 했다. 주변 흙을 파서 틈 사이로 밀어 넣고 물을 뿌려 흙 사이의 공극을 메꾸는 작업이다. 앞서 정화조를 묻을 때 굴삭기로 흙을 붓고 물을 뿌려 다졌는데도 가라앉고 나니 빈공간이 크게 보였다. 흙이 의외로 많이 들어가 이 일을 하는데만 두 시간 가량 걸렸다.
다음으로 건재상에서 길위에 내려놓고 간 벽돌을 손수레에 담아 날랐다. 신설도로부지가 아직 비포장이라 무거운 손수레를 밀어 올려 정화조 옆까지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처음은 한 번에 40장을 실었는데 군데군데 파인 구덩이를 지나자니 수레가 비틀거리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다 구덩이 하나에 바퀴가 내려앉으며 손수레가 뒤틀렸다. 이때 프레임 보강을 위해 좌우로 용접해 놓은 파이프가 떨어졌고 손수레 짐통이 30cm가량 갈라졌다.
이런 낭패가 있나!!!
망가진 손수레도 보호할 겸 두 번째부터는 20장씩만 실으니, 손수레가 비틀거리지 않도록 제어가 가능해졌다. 처음 일에서 너무 욕심을 내 화를 부른 것 같다.
벽돌을 옮기고 나서 한 포에 40Kg인 레미탈을 옮겼다.
정화조위까지 채운 흙은 다짐을 위해 뿌린 물로 진흙이 됐다. 그 위에 벽돌을 그냥 놓을 수 없었다. 정화조에 벽돌무게가 직접 가해지지 않도록 별도의 조치도 필요했다. 이런 때 철근 몇 도막이라도 있으면 흙 위에 받칠텐데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아쉬운대로 알미늄 재질의 고춧대 지주를 벽돌 놓을 자리에 가로, 세로로 걸쳤다. 철이 아니라 벽돌무게를 얼마나 잡아줄지 모르겠지만 안 대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았다.
통에 레미탈을 한 포 붓고 물을 뿌려가며 삽으로 갰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어느 정도가 적당한 묽기인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질게 갠다고 했는데 지주로 만든 살위에 놓으니 옆으로 많이 퍼져 버렸다. 그런데도 그게 적당한 묽기인 줄 알고 작업을 이어갔다. 이렇게 질게 해서는 안 되겠다고 깨달은 건 맨홀관 한 개에 벽돌쌓기를 다 끝내고 나서였다.
맨홀관 한 개에 보강벽돌을 쌓는데 레미탈은 두 포, 한 줄에 벽돌 15장이 들어갔다. 총 7줄을 쌓았으니 105장이 들어간 셈이다.
두 번째 맨홀관에 작업을 할 때는 반죽된 레미탈을 흙손으로 떠놓아도 퍼지지 않도록 조금 되게 했다. 전보다는 벽돌 수평을 맞추고 마무리 미장까지 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 졌다.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채로 두 시간을 고생을 하고 나서야 이 정도 간단한 걸 깨달은 것이다.
"아는 게 힘이다~~"
평상시 윗몸일으키기를 포함해 근력운동을 나름 열심히 한 덕분인지, 힘든 삽질에 무거운 레미탈 포대를 다루고 긴 시간 몸을 숙여 일을 했음에도 허리에 큰 무리는 가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몸쓰는 일을 앞으로 계속 하려면 부지런히 운동을 해서 근력을 키워야 하겠다.
윤 소장에게는 그동안 도움에 대한 감사인사와 함께 직영으로 건축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윤 소장은 직영이 실제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퇴직 후 시간도 많은데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면서 각오도 다졌으니 한번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윤 소장에게 공정별로 필요한 기술자 소개도 부탁했다.
건축을 하는데 전문가의 기술과 경험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내가 살 작은 집을 짓는 일이니 만큼 나름 공부한 걸 토대로 내 뜻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기술자를 써가며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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