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금)
설계변경 허가를 받기 전에 공사를 했다고 양평군청으로 부터 지난 8월 과태료 처분을 받은 바 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https://hwjoo.tistory.com/11770366
그런데 11월 초 양평경찰서 지능수사팀 수사관으로부터 "양평군청의 고발 건이 있으니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출두요청 전화에 황당해진 나는 "지난번에 과태료를 냈는데 무슨 조사를 또 받느냐? 이중처벌 아니냐?"고 물었다. 전화를 한 수사관은 "우리로선 과태료 처분 건과 동일한 건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니 양평군청에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
양평군청 허가과의 서종면 담당자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담당 공무원은 "전에 낸 과태료는 산지관리법 위반에 관한 것이고, 그 후 경찰에 고발한 건은 건축법 위반 문제다. 건축법 위반의 경우 담당 관청이 과태료 처분 등으로 종결할 권한이 없어 부득이 고발한 것이다. 위반한 법이 다르기 때문에 이중처벌은 아니다. 이런 일로 고발까지 하게 돼 미안한 마음이다"고 답했다.
과태료 건과 다른 법 위반으로 고발됐다니 경찰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양평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군청 담당자에게 확인했다는 사실을 전하고 조사 일정을 조율했다. 출두할 때 소명서를 준비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담당 수사관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고 그냥 나와서 조사만 받아도 된다"고 했다.
경찰에 고발됐으니 벌금형이라도 받게 되면 꼼짝없이 전과자가 될 판이었다.
선 시공 후 허가변경이 그간의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법을 위반한 건 분명하니 위반 경위, 그과 관련된 내 사정과 심경 등을 글로 밝혀두는 게 아무래도 좋을 듯 했다.
그래서 판사 출신으로 유명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의견을 구했다. 지인은 소명서를 제출하면 경찰이 꾸민 조사서류에 첨부돼 검사를 거쳐 판사에까지 전달이 되니 당연히 내는 게 좋을 거라고 했다. 다만 두 장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래서 두 장짜리 소명서에 군청이 발부한 설계변경허가증을 첨부해 들고 11월 12일 경찰에 출두를 했다.


경찰에서의 신문은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조사 중간에 담당 수사관은 여담으로 "이런 건으로 양평군청으로부터 고발이 이어지고 있어 요즘 일이 많다. 경찰을 포함해 공무원들이 이런 일에 매달려야 하니 공권력 낭비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수사관은 신문 말미에 "그동안 양평군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고도 물었다.
나는 " 시정명령은 받은 적이 없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무허가 상태에서 공사를 진행한 게 아니고, 설계변경의 경우 선공사 후시공이 관행으로 인식돼 있는 상황에서 양평군청 공무원이 시정명령 필요성을 굳이 못 느꼈을 것 같다. 위법한 공사나 건축물들을 항공사진으로 매년 파악한다고 하는데, 내 공사가 허가 내용과 달라졌다는 위반 사실을 그들이 몰랐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 같다" 고 답했다.
신문이 끝나고 경찰 조서가 내 답변과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이 됐는지 확인을 한 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한 부를 복사해 돌아왔다.
11월 25일(화), 대검 형사법정보시스템이 알림톡으로 양평경찰서가 송치한 사건이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접수됐다고 알려왔고, 어제(29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건과 건축법 위반 건 모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한다는 알임톡이 왔다.

다행스럽게도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 처분이 났으니 전과자 신세는 면하게 됐다.
전과가 전혀 없고 고의성 또한 없었다는 점 등을 검찰이 인정해 내린 결정 같다. 특히 그동안 관행으로 묵인 돼던 일이 직영공사를 하느라 준공이 늦어지며 고발이 필요한 위법한 일로 바뀌었다는 점도 어느 정도는 고려가 된 듯 하다.
감가원 감사로 문책을 받았다는 양평군청에 기대할 바는 못되지만, 양평경찰서에서는 검찰로 송치하기 전에 독자적으로 판단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절실히 느끼는 점은 집을 짓는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경찰 조사라는 걸 받으며 전과자가 되기 일보 직전까지 가보기도 하고, 돈도 떼여 보고, 내 돈을 쓰면서도 맘대로 되지 않는 일을 수없이 겪었으니 말이다. 집 한 번 지으면 십년이 늙는다는 말도 그냥들 하는 얘기가 아닌 걸 실감하겠고, 두 번 다시 집을 짓지 않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몸이 힘들고 지치는건 며칠 쉬면 회복이 된다. 하지만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면 정말 어렵다. 먼저 의욕과 식욕이 떨어지면서 스트레스는 한껏 높아진다. 그 스트레스가 몸으로 옮겨 가면 병이 되니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 노력을 늘 해야 했다.
난생 처음 겪는 이런 고생들 속에서 2년 가까이 걸어 왔는데,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모두 헛된 일이 아니기를 빌어본다.
그래서 공사가 끝난 후에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그래도 값진 경험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길...
집은 참 잘 지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길...
이런 집이 가족의 따뜻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되길...
'전원생활을 꿈꾸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욕실 공사 (1) | 2025.12.27 |
|---|---|
| 마당 성토와 조경 (3) | 2025.12.02 |
| 현관 계단자리 바닥에 돌 깔기 (2) | 2025.11.19 |
| 옥외 수도 및 배관 공사 (1) | 2025.11.15 |
| 전기·통신 맨홀 설치와 정화조 배수 파이프 연결 (0) | 2025.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