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안의 Lodge는 숙박요금이 바깥의 일반 호텔보다 많이 비싸다. 그래서 컬럽캐년과 자이언캐년의 중간쯤에 있는 허리케인이라는 호텔을 출발 전에 미리 예약했다가 첫날밤 여장을 풀었다.
호텔엔 수영장과 같은 부대시설이 있었지만, 추위와 피로에 지쳐 이용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6시 30분 부터 호텔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한다고 해서 7시로 예정했던 Check-out 시각을 조금 늦췄다.
식당엘 가보니 우유와 와플, 샌드위치 빵, 시리얼 밖에 없었다. 억지로 빵과 와플로 배를 채운 후에 체크아웃을 하고 모두 차에 탄 시각이 8시.
오늘 여정은 컬럽 테라스와 자이언캐년을 관광한 다음 브라이스캐년까지 가서 둘러보고, 그 곳에서 1박하는 것이다.
Kolob Terrace
Hurricane에서 9번 도로를 타고 Zion Canyon을 향해 9마일 정도 가다보면 Virgin에서 왼편으로 Kolob Terrace 올라가는 좁은 길이 나온다.
이 길로 접어들어 24마일 정도를 올라가면 Kolob Reservoir이라는 저수지가 있다. 사막의 고원지대에 저수지가 있다니, 매우 궁금해 졌다.
Kolob Terrace : A에서 B 지점까지를 갔다가 돌아 나오는 코스인데 거의 다가서 눈 때문에 마지막을 포기해야만 했다.
이 코스는 입구에서 약 14마일까지만 제설이 되는 구간이라, 눈이 많이 오면 그 다음부터는 폐쇄될 수도 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마침 많은 눈이 온 뒤끝이었다. 처음 시작 지점에서는 사슴들도 만나고 경치가 좋아 모두들 즐거워했다. 하지만 제설작업이 되어 있지 않은 곳에 이르니 길옆의 눈은 어른 허리춤까지 올 정도로 쌓여 있었다. 그걸 본 와이프는 위험하다며 그냥 돌아가잔다.
이곳까지 와서 눈이 있다고 발길을 되돌리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나는 그대로 올라가자고 고집했고 옆에서 세철엄마가 동조를 해주었다.
도로에 쌓인 눈이 점점 많아지는 길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약 5마일 정도를 가다보니, 2명의 남자가 길옆에서 스노우카를 타기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이 손짓을 했다. 창문을 내렸더니,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 저수지까지를 가보려고 한다고 했더니, 위험하다며 여기서 차를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충고를 했다. 뒤에 앉아 있던 와이프가 좋아라 하면서 돌아가자고 성화를 댄다.
정말 위험할 것도 같고 해서 차를 돌려 내려왔다. 끝까지 가면 어제 본 Kolob Canyon을 반대쪽에서 한 번 더 볼 수 있을텐데...
Zion Canyon
서울에서 온 세철네 가족이 Zion Canyon 입구에서 엄숙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Zion Canyon은 1860년 몰몬교 개척자들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고 한다.
Zion캐년과 Kolob 캐년 두 지역 모두를 일컫는다. 몰몬경전에 따르면, Zion은 “안전한 곳” 또는 “피난처”, Kolob은 “신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신성한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암절벽의 전형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콜로라도 고원지대를 흐르는 하천의 자연형태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Scenic Drive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군데군데 View Point에 들러 구경을 했다.
전체적으로 웅장하기는 했지만 단조로운 풍경이 이어졌다. 아마도 트레일로 접어들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봐서 그런 것 같았다.
봄철에 시간여유를 갖고 왔더라면 군데군데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Scenic Drive의 끝까지 올라갔다.
날씨가 춥고 애들이 많다보니 일행 대부분이 차에 남아 그 주변만 돌아보겠다고 한다. 와이프와 둘이서만 계곡의 위쪽을 향해 Trail코스로 들어섰다. Virgin River의 발원지까지는 갈 수 없더라도 길이 나있는 끝까지 가면 폭포는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했다.
가는 도중 한 무리의 사람들이 길가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기도 하고 카메라를 땅에 들이대고 찍어 대기도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땅속에서 흙을 들고 올라온 서릿발(얼음발?)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겨울에 여러 명의 남녀가 산속까지 와서 그런 하찮은 것들을 찾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달리 보면 참 꼼꼼하고 대단한 프로정신 아닌가 싶다.
Trail의 끝인 Temple of Sinawava까지 갔지만 폭포는 볼 수 없었다.
길이 끊긴 곳을 넘어 Virgin River의 물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되돌아 나오는 길에 Weeping Rock 근처에서 커다란 고드름군을 만났다. 내 어린 시절, 추운 겨울날 처마 끝에 달려 있던 그 고드름이 생각나 한 개를 꺽어 풀로 묶어 들고 내려왔더니 작은 아이 연우가 팔짝 팔짝 뛰며 좋아한다. 먼 훗날 아빠처럼 어린 시절 추억으로 떠올릴 수 있을런지......
이곳에 흐르는 Virgin River는 우리나라의 강과 같은 그런 크기가 아니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울 정도에 불과했다. 비록 크지는 않더라도 해발 1천m가 훨씬 넘는 콜로라도 고원의 사막지대에서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그 물줄기가 오묘하게 느껴졌다.
다시 차로 돌아와 Camel Mt. Hwy를 거쳐 터널로 향했다. 중학교 사회책에선가 사진으로 본 듯한 기억이 있는 그 터널이다.
올라가는 길에는 붉은색의 웅장한 사암 봉우리와 절벽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서있고 그 뒤로 파란하늘을 여러 줄기의 비행운이 수놓고 있었다.
가슴이 탁 트이면서 신비롭고도 멋진 광경이었다.
Mt. Camel Hwy를 통해 터널에 이르기 전 아랫쪽을 바라 본 경치.
밑에서 올려다 본 Camel Tunnel엔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버스와 같은 큰 차들이 터널을 통과하는 모습이 간간이 보이기도 했다.
건설된 지 오래돼 그런지 터널 속은 좁고 아무런 불빛도 없었다. 만약 이 터널이 없다면 Grand Canyon의 North Rim이나 Bryce Canyon으로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길을 돌아야만 할 터였다. 이 터널 통과엔 차량 크기며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자연보호를 위해 이 길을 확장하는 일은 앞으로 없으면 좋겠다.
Mt. Camel Hwy에서 터널을 올려다 본 모습으로 버스같은 큰 차량이 지날 때면 가운데 보이는 구멍으로 그 윗부분이 보인다.
추가 정보
Zion Canyon에서 가장 낮은 지역은 남서쪽에 있는 Coalpits Wash라는 곳으로 3,666ft(1,128m)다.
가장 높은 곳은 Kolob Canyon 지역내의 Horse Ranch Mountain으로 8,726ft(2,660m)다.
최초의 인디언 조상들은 약 2,000년 전부터, 파이어트 인디언들은 800년 전부터 집단으로 거주했던 흔적들이 발견되었으며, 몰몬교도들은 1860년부터 정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의 Scenic Drive는 총 연장이 6마일로 계곡 바닥을 따라 나있다.
동절기를 제외하고는 공원에서 무료셔틀을 운행하고 있다. 2007년엔 4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운행했으며, 2008년엔 3월 21일부터10월말까지 운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Springdale엔 Majestic View 에서부터 Zion Canyon Giant Screen Theater(타운셔틀 종점)까지 6곳의 정류장이 있다.
종점에서 하차한 다음 Visitor Center에서부터 캐년지역을 운행하는 Loop 셔틀로 갈아타고 8곳의 Viewpoints를 둘러 볼 수 있다.
하절기 기준으로 공원에서 제안하는 관광코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3시간 이하
- Zion Canyon Scenic Drive
공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둘러 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코스로,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왕복 90분 정도 소요된다.
- Weeping Rock Trail
머리위로 물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지는 곳을 지나가는 왕복 0.5마일 구간으로, 30분 정도 소요되는 걷기 쉬운 코스다.
- Court of the Patriarch
짧지만 가파른 코스로, Sentinel and the Three Patriarchs의 경관을 볼 수 있다. 왕복 100야드, 15분 가량 소요된다.
- Zion Mt. Camel Highway
동쪽과 남쪽 출입구를 연결하는 10마일에 이르는 가파른 지그재그형 도로로, 1마일 길이의 터널이 이어진다.
3시간 이상
- Emerald Pools Trail
1개 이상의 폭포를 볼 수 있는 1.2마일 길이의 코스로, 낭떠러지를 주의해야 한다.
- Riverside Walk
숲이 우거진 골짜기를 통과해 걷는 아름다운 코스다.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는 Virgin River Path가 끝나는 지점에 있다. 왕복 2마일,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 Watchman Trail
West Temple과 Zion Canyon의 아래쪽에 있다. 왕복 2.7마일에 2시간 정도 걸린다.
- Hidden Canyon Trail
Hidden Canyon의 입구로 가는 낭떠러지 구간이다. 왕복 2마일, 3시간 정도 걸리는 상급자 코스다.
- Angels Landing Trail
Scout Lookout을 지나 Walters Wiggles를 오르는 낭떠러지 코스로, Zion Canyon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왕복 5마일, 4시간 정도 걸리는 어려운 곳이다.
- Observation Point
East Rim에 있는 고지대로, 절경을 품고 있는 Valley의 끝에 길게 붙어 있는 반도 지형에서 Trail이 끝난다. 왕복 8마일/5시간 정도 걸리는 어려운 곳이다.
※ 기타 참고 사항
폭이 7피트 10인치(2.4m), 높이가 11피트 4인치(3.4m)를 초과하는 차량이
Mt. Camel 터널을 지나려면 공원측의 에스코트를 필히 받아야 한다. Zion
Canyon Visitor, Human History Museum, Zion Lodge 또는 전화 435-772-3256에 사전예약을 하고 입장료에 15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특히 11월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는 통행이 08:00 ~ 16:30까지로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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