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년지역(The Grand Circle)

오! 아름다운 첨탑들의 향연, 브라이스 캐년

주홍완 2008. 1. 23. 10:00

   오전에 Kolob Terrace와 Zion Canyon 관광을 마치고 Mt. Camel Tunnel을 지나 브라이스캐년으로 향했다. 87마일을 달려야 하는 거리다. 가는 도중에 라면을 끓여 점심을 해결하려고 적당한 장소를 찾아 봤다. 하지만 길가에 있는 Picnic area 들은 모두 눈으로 덮여 이용할 수가 없었다.

 

Bryce는 Zion에서 87마일 떨어져 있다. Mt. Camel 분기점에서 Bryce 방향이 아닌 남동쪽의 Kanab 으로 향해 가면 Grand Circle에서 경치가 가장 좋다는 그랜드캐년 North Rim에 이를 수 있다.

 

Bryce Canyon은 유타주 남서부 지역에 위치한 작은 국립공원으로, 몰몬교의 개척자인 Ebenezer Bryce의 이름을 따서 192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유타주 남부에 위치한 폰서건트 고원의 동쪽 끝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말발굽형의 계단식 지형으로도 유명하다. 동파에 의한 침식작용과 빗물에 의한 용해작용이 석주라고 불리는 기괴한 형상의 화려한 천연색 석회암들을 빚어냈다. 이들을 북미산 오엽송, 고원지대의 초지와 전나무 숲이 감싸고 있다.

 

해발 고도 8,800피트가 넘는 이곳은 지구상에서 공기가 가장 청정한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맑은 날이면 멀리 200마일 밖까지 시야가 트여 3개 주에 걸친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가까운 곳에 도시가 없어 별 관측의 최적지로 꼽히기도 한다.

 

제일 먼저 들른 곳이 Sunset point였다. 오전에 둘러 본 자이언캐년의 봉우리와 절벽들이 웅장한 느낌을 주는 남성스러운 곳이었다면 이곳은 아기자기하고 섬세함을 자랑하는 여성스러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일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니 한 번 굳었던 황토가 푸석푸석해진 것 처럼 보이는 흙무더기들이 각각의 석주(石柱) 밑에 쌓여 있었다. 오래전 석주를 이루고 있었던 석회암들이 끊임없는 풍화작용에 의해 떨어져 내린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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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Point에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Navajo loop 트레일(1.3마일 코스)을 한 바퀴 돌아 올라오면서 동쪽을 바라본 광경. 어떻게 이런 형상의 석주들이 만들어 졌을까?

 

아마도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 모두가 무너져서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월 보다는 인류에 의한 환경파괴가 그 시기를 훨씬 빨리 앞당기게 되지 않을까?

 

누구든 이 곳 브라이스캐년을 방문하면 최소한 Navajo Loop만이라도 꼭 트레일을 돌아 보기를 권하고 싶다. 윗쪽의 전망대에서만 바라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고 기기묘묘한 그 광경과 느낌들이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테니 말이다.

 

 

 

Navajo Loop 트레일을 내려가면서 만난 기기묘묘한 석주들. 밝은 햇살로 인한 양달과 응달이 석주들을 감싸면서 신비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Navajo Loop 트레일 도중에 있는 거목과 석주들. 세철엄마가 그 옆에 서봤다.

 

 

 

Navajo Loop의 아랫쪽에서 동쪽을 향해 올려다 본 경치. 

 

   Sunset Point 윗쪽의 전망대엔 많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트레일로 내려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아마 눈이 쌓여있어 미끄럽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인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만 걸어 내려가도 이런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데... 가까이서 보지 않고 그냥 돌아 갔다가 나중에라도 알게 된다면 많이들 아쉬워하지 않을까?

 

   춥기도 하고 귀찮아서였는지, 우리 아이들도 처음엔 안내려 가려고 투덜댔지만 한 바퀴 돌고 와서는 모두가 만족해하는 표정들이었다.

 

 

 

Navajo Loop를 내려갔다가 맨 아래에서 돌아서 올라오기 바로 전에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한 두 가족.

 

   브라이스캐년의 Scenic Drive는 Visitor Center를 지나 처음 만나는 Sunrise point에서 부터 맨 끝의 Rainbow & Yovimpa point까지 17마일 정도를 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끝내려고 서둘러서 끝지점까지 갔다가 거꾸로 포인트들을 돌아보며 나왔다.

 

 

Rainbow Point에서 바라 본 경치

 

 

 

Ponderosa Point. 해가 지기 전에 저 멀리 동쪽 하늘에 성급히 고개를 내민 차가운 보름달이 보인다.

 

 

Natural Bridge 

 

 

 

Far-view Point

 

   관광을 마치고 공원 입구에 있는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와이프가 피곤했는지 그 안에 딸린 마켓에 고기가 없다며 외식을 하자고 한다. 그러면 350달러 가까이 주고 사 온 밥솥이 아깝지 않을까?

 

   노트북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구글로 주변에 식료품 마켓이 있는지를 찾아 봤지만 나오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10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Tropic이라는 작은 타운이 있었다. 한 번 찾아 보기로 했다. 설마 사람 사는 곳에 식료품점이 없을까...

 

   세철아빠와 함께 주변에 불빛 한 점 볼 수 없는 도로를 달려 Tropic에 이르니 자그마한 식료품점이 하나 있기는 하다. 스테이크용 고기가 보이질 않아 점원에게 물어보니 다 팔렸단다. 브라이스캐년을 벗어나자마자 내가 가지고 있는 T-mobile 셀폰이 전혀 터지지 않는 그런 외진 곳이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스튜용 고기를 사가지고 왔더니, 가족들은 그것만도 대단하다며 모두들 깜짝 놀란다. 와이프와 세철엄마가 서둘러 방 밖에 있는 바비큐 그릴 옆에 가서 추위에 떨면서 가스렌지로 고기를 구웠다. 밥과 함께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꽤 맛이 있었다.

 

   둘째 날, 구경도 잘하고 밥도 잘먹었으니 내일을 위해 일찍 자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