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토)
꽃을 앞세워 봄에 맺힌 열매들은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서 쑥쑥 몸집을 키우고
가을이면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가득 머금고 대지로 돌아가지.
요즘이 바로 가을의 초입인데...
고추와 호박은 서리가 내리기 전에 한해 일을 언제 끝내려는지 여전히 꽃을 피우며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들 사이에서 방아깨비도 덩달아 바쁘다.
호박줄기들을 헤집어 보니 알밤 크기 부터 손가락 만한 것까지 애호박들이 여전히 많이 달려 있다. 고추도 한 줄기에 붉은 고추와 풋고추가 사이좋게 옹기종기 매달려 있다.
서리가 오기 전에 미리 고춧대를 뽑고 고추와 잎을 따려고 했더니 아내가 한 주만 더 두고 보자고 했다.
가을상추는 봄에 비하면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뿌리를 제대로 내렸는지 잎들을 제법 펼쳐내고 있다. 무도 많이 자라 땅 위로 흰 몸뚱이를 밀어 올린다.
아내가 오늘은 늙은 호박을 세 덩이나 땄다. 누구누구에게 줄 거라고 한다. 젊은호박(?)도 따고 애호박도 땄다. 애호박은 혹시라도 구더기가 들어있을까봐 그 자리서 반으로 잘라봤는데 다행히 속이 깨끗했다.
방울토마토는 오늘 수확을 끝으로 완전히 정리를 했다. 전체 수확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맛있는 먹을거리를 주느라 여름내내 애를 많이 썼다.
들깨는 그동안 구경도 할 수 없었던 깻송이들을 이제야 꺼내 보여주고 있다. 깨를 털어 수확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좀 필요할 듯하다.
오는 길에 월동 대파 모종을 사려고 양수리 종묘상에 들렀는데, 다 떨어졌다고 해서 빈손으로 나왔다. 지난번 배추모종처럼 때를 놓쳐 심지 못하는 일이 다시는 없길 바라며 삽으로 땅을 뒤집고 퇴비 한 포대를 흩뿌려 이랑을 만드는 걸로 오늘 일을 마무리 했다.
잎이 말라 들어가던 주목은 비닐로 멀칭해 준 효과가 나는 건지 지난번과 비교해 상태가 조금은 나아진 듯했다. 그대로 잘 살아나면 좋겠건만...
'전원생활을 꿈꾸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뒤늦게 온 가을이 성급히 떠나고 있다 (0) | 2021.11.07 |
---|---|
가을걷이 후 월동대파를 심었다 (0) | 2021.10.20 |
당근을 심었는데 동자삼이 나왔다 (0) | 2021.09.25 |
가을 채소를 심었다 (0) | 2021.09.07 |
아름답지만 가슴을 시리게 하는 저녁 노을 (0) | 2021.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