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일)
아내가 텅빈 사무실에 나가 일을 하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석양이라며 사진을 한 장 보내왔다.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낙동강 하구의 드넓은 갈대밭 건너 산위로 해가 넘어가는 풍경이었다.
내게 석양을 바라볼 때 드는 마음은 늘 외로움과 안타까움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석양에 젖을 때면 이 두 감정이 늘 가슴을 메우곤 했다. 여행길에서도 그랬다.
붉은 노을을 헤치며 열심히 날개짓는 철새떼를 보기라도 하면 그런 감정은 더욱 커졌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각에 저 새들은 어디를 향해 저리 날아가는 것일까부터 저녁은 먹었을까 하는 이상한 걱정까지...
아름답지만 가슴을 시리게 하는 저녁 노을,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내고 나서 만날 때면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은 배가 됐다. 지구는 항상 돌고, 그에 따라 해는 떴다가 지고, 시간은 내 의지와 상관 없이 그저 흘러갈 뿐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까?
아내가 매주 부산서 금요일 저녁에 올라왔다가 일요일 저녁에 내려가는 게 너무 힘들어 보여 격주로 다녀가라고 했다. 그에 따라 이번 주는 올라오지 않았다. 서후리에 가면 언제나 할 일이 많지만 혼자 가서 김밥을 먹으며 일을 하기엔 처량하겠다는 생각도 들어 아내가 올라오는 주말에 맞춰 서후리도 격주로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어제는 서후리에 다녀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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