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3단으로 조성한 터의 맨 윗단과 가운데 단을 하나로 통합하는 토목공사를 나흘간 진행했다.
최초 토목공사를 한 뒤 1단서 3단까지 고저차가 커서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늘 하던 차에 부동산개발회사를 경영하는 지인의 조언이 재공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임야를 택지로 개발하는 토목공사 경험이 전무했고 관련분야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이런 시행착오가 빚어졌고 수업료를 비싸게 치룬 셈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차 공사때 쌓은 석축의 돌을 100% 재활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보다 석축이 길고 높아지는 바람에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
축대를 쌓기 전 첫날에 1단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서 수도관 2개, 전기관 1개를 2.5m 깊이로 집 지을 자리까지 매설하는 작업을 했다.
큰길 쪽 석축은 최대 높이 4.2m에 길이는 22m 가량 된다. 보강토블럭 축대 위에 조성된 1단에는 2.5m 높이로 23m 길이의 가로 축대를 쌓았다.
이틀이면 가능할 것으로 봤던 석축쌓기는 윗단을 애초 1.5m 계획에서 2.5m로 높이면서 작업량이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나는 바람에 하루가 추가됐고 돌도 25톤 한 대와 15톤 한 대를 추가로 사야 했다.
큰길 쪽 축대를 먼저 쌓고 보니 너무 높아 위압적으로 보이기까지 해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나는 가로축대도 편안하려면 1.5m 높이가 적당하다고 봤는데 윤 소장을 비롯해 포크레인 기사, 석축 기술자들 모두가 한결같이 2.5m 높이를 권했다. 1.5m로 쌓으면 주변에 비해 집터가 너무 낮아지고 뒤쪽 절개면이 너무 높아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2.5m로 쌓아도 집터에서 아랫단으로 왕래하는데 불편할 게 없다고 했다.
현장 관계자들이 전적으로 2.5m를 권하니 그에 따르기로 했으나, 마음속 걱정은 여전했다.
공사를 끝내고 축대의 돌에 묻어 있는 흙을 물로 씻어내고 보니 한결 나아 보였다. 철쭉과 회양목을 심고 돌계단까지 놓으니 전체적으로 모양이 한결 나아졌다.
이 공사로 당초 4월이 가기 전에 기초공사를 시작하려 했던 계획이 빨라야 가을에나 가능하게 됐다. 평탄작업을 하면서 흙을 끌어내리고 메우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지반이 안정되려면 장마를 최소 한 차례는 겪어야 한다고들 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사는 직영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투이비인력과 장비에 비해 비용을 싸게 한 것 같다.
감기를 열흘 가까이 호되게 앓다 떨어지기도 전에 밖에 나가 며칠 바람을 맞았더니 몸이 많이 힘들었다. 건축공사 성수기에 미리 맞춰둔 거라 일정을 바꿀 수도 없어 그냥 진행했더니 기침이 계속되고 코가 막히며 열까지 오르내렸다.
퇴직자증후군이라고 해야할지 퇴직을 전후해 건강면에서 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공사전에 옮겨 가식한 나무들도 다시 자리를 찾아줘야 하고 상추를 비롯한 채소도 조금 심어야 하는데 컨디션이 얼른 회복돼야 가능할 것 같다.
당분간 무리하지 말고 지내다 땅이 안정될 때까지 건축기능교육이나 두루 받아야겠다.
비용 내역
3월 28일 | 굴삭기(02) | 600,000원 |
건재 | 493,000원 | |
중식 | 18,000원 | |
간식 | 8,400원 | |
3월29일 | 굴삭기(6W) | 700,000원 |
굴삭기(02*0.5) | 300,000원 | |
석공(2명) | 500,000원 | |
레미콘(6㎥) | 552,000원 | |
중식 | 40,000원 | |
간식 | 15,700원 | |
3월30일 | 굴삭기(6W) | 700,000원 |
석공(2명) | 500,000원 | |
덤프 | 100,000원 | |
돌(15톤) | 200,000원 | |
온양석(25톤) | 924,000원 | |
철쭉, 회양목 | 116,000원 | |
중식 | 36,000원 | |
간식 | 15,700원 | |
4월 3일 | 굴삭기(6W) | 700,000원 |
석공(2명) | 500,000원 | |
중식 | 36,000원 | |
간식 | 18,500원 | |
계 | 7,073,3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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