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직영 건축-골조] 먹줄 놓기 그리고 팔밭 일구기

주홍완 2024. 4. 9. 10:03

4월 2일(화)

윤 소장과 함께 골조작업에 필요한 먹줄놓기 작업을 했다.

 

기초매트의 둘레를 따라 기둥을 세우는 일만 고려한다면 따로 먹줄을 놓지 않아도 된다. 이미 L앵커로 고정해 놓은 베이스판에 맞춰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늘 진행한 먹줄작업은 서까래를 받치기 위해 기둥위에 올려놓고 연결하는 도리를 땅위에서 미리 재단하는데 필요한 일이다.

 

도리도 기둥과 마찬가지로 150mm x150mm x 4T 각관을 쓴다. 따라서 기둥을 세운 뒤에 그 위에 올려놓고 길이를 맞추기는 무게 때문에 어렵다. 그밖에도 자재를 미리 재단해 놓으면 용접작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고로 150mm x150mm x 4T x 6,000mm(6M) 각관 한 개의 무게는 113Kg이다.

 

레이저 수평계로 기준선을 하나 정한 다음에 기둥을 세워야 할 자리를 정확하게 정하고 각각의 기둥 자리서 종과 횡으로 직선과 직각에 맞춰 먹줄을 튕겼다.

디지털 레벨기로 기준선을 정한 다음 거기에 맞춰 종과 횡으로 선을 긋는다.

 

 

 

<팔밭 일구기>

작년 텃밭농사는 땅을 깊게 일구지 않은데다 모종을 심고나서 제대로 돌보질 않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팔밭’을 일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곡괭이를 구입했다.

 

‘팔밭’은 어린 시절 고향에서 흔히 쓰이던 말로 산비탈 등을 개간해 만든 밭을 일컫는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땅을 정해 불을 질러 거기에 서있는 나무들을 태운 다음 땅을 일궈 밭을 만든다. 내 짐작으로는 괭이로 파서 일군 밭이라 ‘팔밭’이라고 부른 것 같다.

 

보강토로 축대를 쌓으면서 10톤 롤러로 단단하게 다진데다 곳곳에 돌이 많이 묻혀 있어 삽으로 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작년에 경험했다.

 

먼저 곡괭이의 뾰족한 부분으로 땅을 찍는다.

돌이 걸리면 그 주변을 넓게 찍어낸 다음 돌을 캐낸다.

곡괭이의 날 부분으로 단단하게 다져진 땅을 좀 더 깊게 일군다.

일궈진 흙을 삽으로 뒤집으며 덩어리 흙을 부순다.

 

아침 8시부터 시작해 5시간이나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힘을 썼는데도 겨우 4평 남짓밖에 일구지 못했다.

5시간 걸려서 일군 4평 남짓한 팔밭. 캐낸 돌이 한무더기다. 입에서는 단내가 나고...

 

퇴비 세 포대를 뿌려 놓았다.
겨울을 견디고 다시 싹을 틔워 낸 정구지(부추)

 

따스한 봄바람을 맞으며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하는데 박새 한 쌍이 바로 앞에서 단풍나무와 땅위를 오가며 서로를 희롱한다. 지척에 있는 나는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했다. 그렇게 한참을 노닐다가 하늘로 솟아오르더니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노력과 사랑을 나누는 것 외에 무슨 걱정이 있을까 싶다.

단풍나무에 앉은 박새 한마리. 짝은 바로 밑의 땅위로 내려가 무엇가를 열심히 쪼아 댔다.

 

우리 사람도 욕심을 내려 놓고 남과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훨씬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새들이 내게 바람직한 삶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다시 일깨워 준다. 얼마나 실천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