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을 꿈꾸다

텃밭에 모종내기

주홍완 2024. 5. 7. 17:57

5월 4일(토)

어제 가식해 놓고 온 상추, 고추 등 모종을 오늘 반드시 심어야 하는데 오전에 광화문서 결혼식이 있다. 아내의 고종사촌 딸 혼사인데 집으로 돌아와 작은애를 태우고 부랴부랴 양평으로 출발한 시각이 오후 두 시였다. 내일부터 어린이날 대체휴일인 모레까지 이틀간 내리 비예보가 있으니  오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그나마 빠른 길을 택한다고 잠실대교를 건너갔는데 다리 위 램프에서부터 차가 줄지어 길게 서있다. 하남으로 가서 팔당대교를 건너가는 것보다는 나을 거란 생각에 이 코스를 택했는데 강북강변로에 들어서는 것조차 쉽지 않아보였다.

 

어린이날이 끼어 있는 사흘연휴라 그런지 도로는 차들로 넘쳐 났다.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가는 사람에, 어버이날을 앞두고 부모님 뵈러 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게다.

 

두 시간이 걸려서야 서후리에 도착했다. 해가 지기 전까지 세 시간 남짓밖엔 안 남은 시각이다.

 

 

채소 모종을 내려고 아내가 어제  하루 휴가를 냈다. 아침 일찍 출발해 문호리서 모종을 사다가 흙뒤집기를 하고 있는데 아내의 회사 선배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연락이 왔다. 장례식장이 충남 서산인데 사무실 동료들이 문상을 위해 오후 두 시에 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부조만 하고 말 수 있는 사이가 아닌데, 서산은  혼자서 다녀오기에  너무 먼 거리라 사무실로 가서 동료들과 합류해야만 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사온 모종들을 밭으로 일궈놓은 땅에 가식하고 덤불로 덮은 다음 물을 흠뻑 뿌려 주곤 발길을 돌렸다.

 

어제와 오늘, 이틀간 햇볕이 워낙 강했기 때문인지 덤불을 속에서도 모종들이 시들시들했다.

 

서둘러 일을 시작했다.

 

내가 부지런히 이랑을 만들고 작년에 쏟아놓았던 퇴비더미에서 잘 삭은 퇴비를 삽으로 떠서 이랑위에 골고루 뿌려주면, 아내와 작은애가 그 위에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는 순서로 작업을 진행했다.

 

상추를 종류별로 네 가지, 겨자채, 청양고추, 들깨, 꽈리고추, 아삭이고추, 대추토마토 순으로 심고, 작년에 모종으로 심은 아스파라거스를 새로 만든 이랑으로 옮겨 심었다.

주인들이 일을 제대로 열심히 하는지 '우리'가 두 눈 부릅뜨고 감독 중이다.

 

상추도 조금 더 심고 가지와 대파도 심을 요량으로 밭으로 일궈 놓은 나머지 땅에도 이랑을 만들어 멀칭을 해뒀다. 애호박, 맷돌호박, 수박, 참외도 더 심을 계획이다.

대파, 오이 등을 더 심을 자리를 만들었다.

 

작은애가 아내를 도와 멀칭을 하고 모종을 심는 걸 도왔기에 7시쯤 일을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작년까지와는 달리 집을 지으러 계속 다녀야 하니 앞으로는 제대로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