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목)
지붕이 30도가 넘어 경사가 세고, 높이까지 6m에 달하는지라 지붕재 얹는 작업엔 단단한 준비가 필요했다.
다락이 있는 자리는 문제가 없는데 용마루까지 뚫려 있는 거실자리는 다락과 같은 높이로 중간바닥을 만들어 그 위에 작업자가 설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처음엔 실내에 비계를 2단으로 설치해 작업 자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런데 그 방식은 흔들림 때문에 추락위험이 커 위험하다는 것이 윤 소장 판단이었다.
그러면서 윤 소장이 내놓은 안이 오비끼(세치각)와 환형 파이프으로 다락에서 외곽까지 보를 걸고 그 사이에 살을 대 서로를 고정시킨 다음 12T 합판으로 덮어 바닥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지붕 높이 위로 작업자의 상체가 올라갈 수 있도록 그 바닥 위에 PT아시바(틀비계)를 추가로 설치했다.
이 일은 윤 소장과 나, 입사동기인 김 국장 셋이 하고 기술자는 하루 쉬도록 했다.
힘쓰는 일에 경험도 없는 김 국장이 와서 나와 함께 합판을 깔고 무거운 틀비계(PT아시바)를 올리는 등의 큰일을 했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할 만큼 고생을 했다. 고마울 뿐이다.
지붕재는 두께 125T, 장당 길이가 5,700mm으로 무게가 90Kg에 달해 워낙 무겁고 높게 들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라 카고 크레인을 오전 한나절 써야 했다.
그래서 크레인을 내일 오도록 했는데, 크레인 사장이 상황 파악차 기사와 함께 둘러보는 나왔다. 전에 패널 하차 작업 때 왔던 기사가 경사로에서 15m가 넘는 거리를 들어 옮겨야 하기 때문에 카고 크레인으로는 작업이 어렵다고 했나 보다.
윤 소장이 현관 쪽으로 평지에 차를 바짝 댄 다음 한 장씩 들어 올리는 거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해 그들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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