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년지역(The Grand Circle)

따뜻한 남쪽을 향해 출발

주홍완 2008. 1. 28. 12:23

   11시쯤 Arches 관광을 마쳤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구워 먹기였다.

 

   Monument Valley로 이동하기 앞서 근처에 있는 Canyon Land에 들렀다 갈까 잠깐 고민을 했다.

 

   지도에서 보면 캐년랜드의 북쪽 입구는 Moab 근처에 있지만 내부도로가 공원을 관통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북쪽에서 관광을 끝낸 뒤 입구로 다시 돌아 나와 191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 남쪽 입구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 게다가 북쪽과 남쪽 공원 입구 모두 191번 도로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접근에만도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릴 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Monument Valley를 향해 차를 움직였다.

 

    Moab에서 191번 도로를 타고 계속 내려오면 Monument Valley가 나온다. 하지만 블랜딩을 지나 오른쪽으로 빠지면(261번 도로) 천길 낭떠러지를 구비구비 돌아내려오는 아슬아슬한 구간이 있다. 스릴을 맛보기 위해 경로를 살짝 바꿨다.

 

   

   도중에 만난 Hole n" The Rock. 바위를 파서 집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념품을 팔고 있다. 오른쪽 옆으로는 여관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듯 하다. 왕래하는 차들도 많지 않은데 기념품점 안에는 점원이 2명씩이나 있으니 기본 경비나 건질 수 있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해봤다. Rock라는 글자 밑에 루즈벨트 대통령의 얼굴이 부조되어 있길래 점원에게 그 연유를 물어보니 이 집을 지은 사람이 루즈벨트 대통령을 존경해서 였대나 뭐래나...

 

 

   캘리포니아의 강한 햇살에 얼굴이 검게 타고 안경낀 자리만 하얗게 점으로 남아 바둑이라는 애칭을 얻게된 우리집 귀염둥이 막내. Hole n" The Rock 앞쪽의 온갖 고철 쪼가리들을 용접해 만들어 놓은 차 모형 앞에서 한껏 도도한 포즈로 서있다.

 

   Blanding이라는 소도시에서 한적한 동네의 공원을 찾아 아침에 지은 밥으로 김밥을 만들어 먹었다. 식후에 아이들과 눈싸움도 한 판한 뒤 길을 떠났다. 세철네 가족과 함께여서 더욱 즐거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차안에서 261번 도로에 관해 브리핑을 했더니 무서우니 원래 길로 가자는 의견(우리집 마님)과 한 번 가보자는 의견(옆집 마님)으로 갈렸다. 운전사 직권으로 261번 도로를 향해 Go.

 

   Blanding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그 곳의 보건소에 잠깐 들러 세상 모든 근심을 떨쳐 버리고 나오는 세철아빠. 상쾌하시지요?

 

 

   261번 도로에서 만난 천길 낭떠러지. 포장도 안된 좁은 길을 구비구비 돌아 저 밑에 까지 내려가야 한다. 위에서 볼 때는 대단해 보였지만, 실제 운전을 해보니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군데군데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길이 좁아지는 구간이 있어 반대쪽에서 차가 오는 것이 보이면 여유 공간이 있는 곳에서 기다려야만 한다.

 

   절벽 위에서 보니 낭떠러지 밑의 길 옆쪽으로 집이 한 채 보이고 차 한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그 곳으로 들어간다. 저 곳이 아마도 미니 마켓은 아닐런지 다들 짐작을 하고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주기로 약속을 했다. 울퉁불퉁한 길에 이리 흔들리고 저리 흔들리면서 가보니 마켓이 아니라 작은 여관. 한 남자가 밖에 나와서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데 섣불리 들어가기가 뭐해, 바로 차를 돌려 나와서 Monument Valley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