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면 서후리 43

[조적기술 배우기] 학원 등록

건축공사를 쉬기로 한 동절기 동안 집짓기에 필요한 기술 몇 가지를 더 배워볼 계획을 세웠다. 먼저 조적기술을 배워볼 요량으로 학원을 검색해 봤다. 인터넷에는 서울 시내엔 둔촌동과 상봉동 두 곳이 있다고 나오는데, 막상 둔촌동 소재 학원엔 조적과정이 없다고 했다. 집에서 상봉역 근처 학원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11월 27일 시작하는 조적․방수 기초과정에 등록신청을 했다. 이 과정도 전에 받았던 건축목공교육과 마찬가지로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공제회가 교육비를 100% 지원하고 수강생 개인에게 하루 1만6천 원씩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국비지원 교육이다. 개강 첫날, 선생님이 4주 동안 블록쌓기 8일, 벽돌쌓기 5일, 미장 5일, 줄눈 1일, 방수 1일 과정으로 이론과 실습교육을 진행한다고 알려 주셨다...

마침내 끝난 바위깨기 그리고 정화조의 맨홀연장관 보강을 위한 벽돌쌓기

10월 31일(화) 바위 깨낸 결과를 확인하고 정화조 맨홀 연장관 주위를 벽돌로 보강하는 작업을 하기 위해 10월 마지막 날에 양평을 찾았다. 집터와 신설 도로부지에 있는 바위를 깨는데 총 6일이 걸렸다. 애초 하루 정도 예상했던 집터 안은 이틀이 넘게 걸렸고, 도로부지는 사흘이 조금 못되게 걸렸다. 또 깨낸 돌을 치우는 정리작업에 하루가 걸렸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 이유는 바위가 단단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바위를 깨는 일은 요량했던 것보다 대부분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고 하더니 그렇게 됐다. 바위의 경도나 결의 유무 여부 등 돌발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답답했던 3년이란 시간에 비용까지 추가로 들었지만, 이제 집터정리가 가능해 졌으니 속이 후련하다. 앞으로 도로와 접한 면에 석축을 한 줄 쌓..

잡초 속에서 블루베리 첫 수확

6월 25일(일) 저녁에 어머니 제사가 있어 양평엘 일찍 다녀오려고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섰다. 3주 만에 찾은 서후리의 텃밭엔 잡초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틈에 끼어 있는 고추와 대파들은 영 부실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고 잎도 그리 크지 않았다. 몇 개 달리지도 않은 고추들은 대체로 작았다. 겨자채는 대를 하늘로 쭉 뽑아 올리고 꽃까지 피웠으니 그 역할을 다 한 듯 했다. 쪽파와 아스파라거스는 잡초에 묻혀 흔적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비닐멀칭을 해줬더라면 농작물들이 잡초에 치일 일도 없었을 거고 이랑의 흙이 딱딱하게 굳지도 않았을 텐데... 뒤늦은 아쉬움이 또 밀려 왔다. 비닐하우스나 비닐멀칭 농법이 나오기 전엔 이랑의 흙을 호미로 뒤집으며 잡초도 뽑아내는 북돋기 작업을 뙤약볕 아래서도 ..

감나무가 떠나갔다. 추위를 못 이기고...

5월20일(토) 오늘 수능리 친구집에 대학 1년 후배 세 명이 놀러온다고 해서 함께 하기로 했다. 그들 중 한 명은 내가 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했을 때 만나 2년간 공부를 함께 했고 지금도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다른 두 명은 수능리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각각 대학교수와 반도체 관련 사업가로 활동 중인데 나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그들은 오후 4시쯤 도착하기로 돼 있는데, 나는 텃밭에 할 일이 많은데다 주말이면 조금만 늦어도 막히는 팔당대교를 헤치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5월 초에 심은 들깨모가 추위 때문인지 모두 녹아버려 새로 마련하려고 양수리 종묘상에 들렀는데 이미 공급이 끝났다고 해서 대신 대파모만 몇 개 사서 나왔다. 목왕리를 지나 벗고개 중턱의 두물머리IC..

텃밭농사 - 우중에 고추, 호박, 수박모를 심었다

5월 5일(금) 새벽녘, 창밖 난간에 맺혔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침대맡으로 아주 약하게 들려온다. 비가 내리긴 하지만 많이 오는 건 아닌 듯 했다. 주변을 더듬어 핸드폰과 안경을 찾았다. 화면빛에 부신 눈을 찡그린 채 날씨정보를 검색했다. 서울 강수확률이 80%대로 나온다. 서종면의 강수확률은 40%대다. 어제 저녁에는 서울과 양평의 오늘 강수확률이 모두 100%였다. 거실로 나와 커튼을 걷고 밖을 보니 빗줄기는 보슬비 정도로 많이 가늘었다. 강수확률이 80%대인데 보슬비 정도 내린다면 그 절반인 서종면은 비가 안 내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거기에 이번 주말 연휴에 고추와 호박모를 심어야 하는데 이 정도 비라면 오히려 오늘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심어 놓은 상추도 첫 수확을 할 수 있지 ..

부족한 흙을 어떻게 구할까?

4월 14일(금) 퇴직하고 나니 아내가 올라오지 않는 주엔 양평을 가는 날을 굳이 주말로 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게다가 다음 주 월요일 부산에 내려가 2주가량 머물 계획이라 이번엔 도로가 덜 붐비는 평일을 택해 양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수능리 친구와 오늘로 날짜를 맞췄다. 지난번에 석축을 새로 쌓으면서 돌 사이사이에 영산홍과 자산홍, 백철쭉을 섞어 심었다. 같은 시기에 꽃이 피니 세 가지 색깔이 어우러지면 아름답다. 하지만 사계절로 넓혀보면 꽃이 없는 시기엔 풍경이 지나치게 단조롭고, 특히 겨울철엔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이 보기에 별로 안 좋다. 그래서 군데군데 회양목과 주목을 추가로 심기로 했다. 우선 팔당터널을 지나면 오른쪽 길가서 만나게 되는 솔바위농원에 들러 회양목을 두 다발 사고 양수리..

집터 다시 만들기(평탄화와 석축쌓기)

2년 전에 3단으로 조성한 터의 맨 윗단과 가운데 단을 하나로 통합하는 토목공사를 나흘간 진행했다. 최초 토목공사를 한 뒤 1단서 3단까지 고저차가 커서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늘 하던 차에 부동산개발회사를 경영하는 지인의 조언이 재공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임야를 택지로 개발하는 토목공사 경험이 전무했고 관련분야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이런 시행착오가 빚어졌고 수업료를 비싸게 치룬 셈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차 공사때 쌓은 석축의 돌을 100% 재활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보다 석축이 길고 높아지는 바람에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 축대를 쌓기 전 첫날에 1단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서 수도관 2개, 전기관 1개를 2.5m 깊이로 집 지을 자리까지 매설하는 작업을 했다. 큰길 쪽 석축은 최대 높..

처음 해본 용접, 정말 어렵네~~

대전서 기계제작공장을 운영하는 군대 동기에게 가서 이틀간 용접기술을 배우고 왔다. 교육은 친구가 용접원리를 설명한 다음 상황별로 기술시범을 보이면 따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용접시 자세는 모재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용접봉을 아래로 향하거나 위로 향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용접봉을 위로 향하는 용접은 다시 세로로 진행하는 경우와 가로로 진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용접기술로는 용접봉을 한 방향으로 녹여가는 선용접, 비드를 만들며 나아가는 위빙, 모서리 부분이나 얇은 모재에 적용하는 점용접 등 작업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용접봉이 녹는 용융점이 3천도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철판 두께가 얇은 모재에 열이 일정 시간 이상 가해지면 구멍이 뚫린다. 점용접은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이다..

두 달여 만에야 가봤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두 달여 만에 양평길에 나섰다. 출발하며 본 자동차의 외기 온도계는 8.5도였는데 팔당대교를 건널 무렵부터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1시간 가까이 지나 서후리에 도착하니 1.5도를 가리킨다. 7도나 차이가 났다. 해가 이미 떠오른 시각인데도 그러니 같은 시간대로 비교하면 서울과 서후리의 온도차는 훨씬 커질 것 같다. 차에서 내리는데 찬 기운이 확 몰려 왔다. 순간 옷을 너무 얇게 입고 온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될 정도의 날씨였다. 입에서 나온 하얀 김이 찬 공기 속으로 퍼지다 이내 사라졌다. 주변 집들의 지붕은 온통 허연 서리모자를 쓰고 있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동네가 여태 조용하다. 개들도 추위 때문에 집에서 나오질 않았는지 늘 들리던 짖는 소리도 없다. 터를 미처 둘러보기도..

올해 텃밭농사 작황은...

8월 26일(금) 어제 저녁에 올라온 아내와 함께 오전 반휴를 내고 양평에 다녀왔다. 오늘은 아내가 오후에 4차 백신 예약이 돼 있고, 토요일 오전엔 꼭 가봐야 할 결혼식까지 예정돼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6시에 집을 나섰다. 역시 이른 시각이라 길이 막히지 않아 50여 분 만에 서후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외가의 원두막이 그립다며 수박을 심어달라고 부탁했던 지인에게 한 개 남은 수박과 참외 몇 개를 따가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따가기로 했던 전 주 금요일에 마침 폭우가 쏟아져 그 분이 서후리엘 들르지 못했다. 그래서 남아 있는 수박, 참외가 우리 차지가 됐다. 수박과 참외 모두 넝쿨이 말라 있어 더 이상 밭에 두면 썩을 것 같아 모두 땄다. 긴 비 끝인데도 수박은 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