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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목공 기술자가 되기 위해~~

석 달 과정의 건축목공강좌 중에 두 달째 교육이 6월30일 끝났다. 최초 9명이 신입생으로 들어왔는데 2월차에 4명이 그만두고 3월차에는 나 혼자만 남게 됐다. 교육내용이 자신이 원하던 것과 다르다거나, 다른 교육을 받게 됐다거나,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것 등이 그만두는 이유들이었다. 첫 달 교육은 목공이론과 실기들을 유튜브로 보고 기본 공구를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 실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교육비는 전액 국비지원이었지만, 등대기 톱, 양날 톱, 끌 3종, 대패, 자 3종, 호닝 가이드(대팻날이나 끌을 갈 때 일정하게 각도를 유지시켜 주는 가이드), 분도기, 그무개 등 기본공구 구입비용으로 30만 원 가량이 들었다. 톱질을 익히고 대팻날과 끌을 갈아 본 다음 끌꽂이, 그릇받침, 목재 뫼비우스띠 ..

잡초 속에서 블루베리 첫 수확

6월 25일(일) 저녁에 어머니 제사가 있어 양평엘 일찍 다녀오려고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섰다. 3주 만에 찾은 서후리의 텃밭엔 잡초가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틈에 끼어 있는 고추와 대파들은 영 부실했다. 키도 별로 크지 않았고 잎도 그리 크지 않았다. 몇 개 달리지도 않은 고추들은 대체로 작았다. 겨자채는 대를 하늘로 쭉 뽑아 올리고 꽃까지 피웠으니 그 역할을 다 한 듯 했다. 쪽파와 아스파라거스는 잡초에 묻혀 흔적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비닐멀칭을 해줬더라면 농작물들이 잡초에 치일 일도 없었을 거고 이랑의 흙이 딱딱하게 굳지도 않았을 텐데... 뒤늦은 아쉬움이 또 밀려 왔다. 비닐하우스나 비닐멀칭 농법이 나오기 전엔 이랑의 흙을 호미로 뒤집으며 잡초도 뽑아내는 북돋기 작업을 뙤약볕 아래서도 ..

감나무가 떠나갔다. 추위를 못 이기고...

5월20일(토) 오늘 수능리 친구집에 대학 1년 후배 세 명이 놀러온다고 해서 함께 하기로 했다. 그들 중 한 명은 내가 군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했을 때 만나 2년간 공부를 함께 했고 지금도 친구로 지내는 사이다. 다른 두 명은 수능리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각각 대학교수와 반도체 관련 사업가로 활동 중인데 나와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그들은 오후 4시쯤 도착하기로 돼 있는데, 나는 텃밭에 할 일이 많은데다 주말이면 조금만 늦어도 막히는 팔당대교를 헤치고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5월 초에 심은 들깨모가 추위 때문인지 모두 녹아버려 새로 마련하려고 양수리 종묘상에 들렀는데 이미 공급이 끝났다고 해서 대신 대파모만 몇 개 사서 나왔다. 목왕리를 지나 벗고개 중턱의 두물머리IC..

텃밭농사 - 우중에 고추, 호박, 수박모를 심었다

5월 5일(금) 새벽녘, 창밖 난간에 맺혔다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침대맡으로 아주 약하게 들려온다. 비가 내리긴 하지만 많이 오는 건 아닌 듯 했다. 주변을 더듬어 핸드폰과 안경을 찾았다. 화면빛에 부신 눈을 찡그린 채 날씨정보를 검색했다. 서울 강수확률이 80%대로 나온다. 서종면의 강수확률은 40%대다. 어제 저녁에는 서울과 양평의 오늘 강수확률이 모두 100%였다. 거실로 나와 커튼을 걷고 밖을 보니 빗줄기는 보슬비 정도로 많이 가늘었다. 강수확률이 80%대인데 보슬비 정도 내린다면 그 절반인 서종면은 비가 안 내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거기에 이번 주말 연휴에 고추와 호박모를 심어야 하는데 이 정도 비라면 오히려 오늘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심어 놓은 상추도 첫 수확을 할 수 있지 ..

건축목공 배우기(첫 날)

5월 4일(목) 오늘부터 동대문역사공원 근처에 있는 신진직업훈련원에서 건축목공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전액 국비지원에 총 3개월 코스로 진행되는데, 건축에 필요한 목공기술 전반과 목공기능사 자격시험 대비 교육이 이루어진다. 교육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진행되는데 출석․지각․조퇴 등은 지문인식 방식으로 체크된다. 강의 시작 후 10분이 지나 출석하면 지각으로 처리되고 6시 50분이 지나야 정상 퇴원으로 인정된다. 이 출석확인 시스템은 고용노동부에 직접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교육생에게는 하루 1만6천 원의 훈련장려금이 지급되는데 결석일엔 해당되지 않는다. 나와 같은 실업급여 수급자에게도 지급되지 않는다. 목공건축 과정은 전체 수강인원이 20명 한정인데 이번 달 신입생은 ..

부족한 흙을 어떻게 구할까?

4월 14일(금) 퇴직하고 나니 아내가 올라오지 않는 주엔 양평을 가는 날을 굳이 주말로 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게다가 다음 주 월요일 부산에 내려가 2주가량 머물 계획이라 이번엔 도로가 덜 붐비는 평일을 택해 양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수능리 친구와 오늘로 날짜를 맞췄다. 지난번에 석축을 새로 쌓으면서 돌 사이사이에 영산홍과 자산홍, 백철쭉을 섞어 심었다. 같은 시기에 꽃이 피니 세 가지 색깔이 어우러지면 아름답다. 하지만 사계절로 넓혀보면 꽃이 없는 시기엔 풍경이 지나치게 단조롭고, 특히 겨울철엔 앙상한 가지만 남는 것이 보기에 별로 안 좋다. 그래서 군데군데 회양목과 주목을 추가로 심기로 했다. 우선 팔당터널을 지나면 오른쪽 길가서 만나게 되는 솔바위농원에 들러 회양목을 두 다발 사고 양수리..

집터 다시 만들기(평탄화와 석축쌓기)

2년 전에 3단으로 조성한 터의 맨 윗단과 가운데 단을 하나로 통합하는 토목공사를 나흘간 진행했다. 최초 토목공사를 한 뒤 1단서 3단까지 고저차가 커서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을 늘 하던 차에 부동산개발회사를 경영하는 지인의 조언이 재공사를 결심하게 만들었다. 임야를 택지로 개발하는 토목공사 경험이 전무했고 관련분야 지식도 턱없이 부족했던 터라 이런 시행착오가 빚어졌고 수업료를 비싸게 치룬 셈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차 공사때 쌓은 석축의 돌을 100% 재활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보다 석축이 길고 높아지는 바람에 비용은 크게 늘어났다. 축대를 쌓기 전 첫날에 1단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서 수도관 2개, 전기관 1개를 2.5m 깊이로 집 지을 자리까지 매설하는 작업을 했다. 큰길 쪽 석축은 최대 높..

안전보건교육을 받았다

3월 16일(목) ‘건설업 기초안전보건보건교육’을 받았다. 국비로 전액 지원되는 조적, 목공, 타일 등 건축기능교육을 받으려고 해당 학원들에 알아봤더니 이 교육을 먼저 이수한다고 해서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 위탁을 받은 민간 교육기관들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나는 천호동 로터리 인근에 있는 대신산업보건원이라는 곳에 가서 교육을 받았다.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 사업자, 관리자들이 반드시 지키고 주의해야 할 안전수칙과 방법, 그에 필요한 권리와 의무 등이 4시간 동안 강의식으로 진행된다. 건설현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와 인명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가가 시행하는 교육이라 건설노동자로 일하려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55세 이상이나 생활보호대상자는 교육비가 무료, 이에 해당되..

퇴직, 백수생활 1일차

얼마 전부터 실행 중인 일과에 맞춰 백수생활 첫 날 아침의 문을 열었다. 오전엔 9시부터 계단오르기를 한 시간 한다. 1층부터 14층 꼭대기까지 한 계단 한 계단 무릎을 끝까지 펴고 허벅지에 힘을 주며 오른다. 내려 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데 이를 10번 반복하는 것이다. 7번 정도 오르면 반팔 셔츠를 입어도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계단오르기가 끝나면 공원에 나가 턱걸이로 아침운동을 마무리 한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한 다음엔 인터넷에 들어가 소셜미디어와 뉴스를 둘러본다. 오후엔 개를 산책시킨다. 틈틈이 유튜브를 통해 자가건축에 필요한 기술과 시공 프로세스도 정리하고 넷플릭스 영화도 본다. 집짓기를 시작할 때까지는 이 패턴으로 일과를 이어가려 한다. 바로 어제 2023년 2월 28일 정년퇴직 했다...

카테고리 없음 2023.03.02

처음 해본 용접, 정말 어렵네~~

대전서 기계제작공장을 운영하는 군대 동기에게 가서 이틀간 용접기술을 배우고 왔다. 교육은 친구가 용접원리를 설명한 다음 상황별로 기술시범을 보이면 따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용접시 자세는 모재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용접봉을 아래로 향하거나 위로 향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용접봉을 위로 향하는 용접은 다시 세로로 진행하는 경우와 가로로 진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용접기술로는 용접봉을 한 방향으로 녹여가는 선용접, 비드를 만들며 나아가는 위빙, 모서리 부분이나 얇은 모재에 적용하는 점용접 등 작업 환경에 따라 다양하다. 용접봉이 녹는 용융점이 3천도에 이른다고 한다. 그래서 철판 두께가 얇은 모재에 열이 일정 시간 이상 가해지면 구멍이 뚫린다. 점용접은 그런 사고를 막기 위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