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60

겨우내 미뤘던 터닦기 공사, 다시 시작

지난해 겨울이 시작되면서 멈췄던 터닦기 공사를 3월 20일(토)에야 다시 시작했다. 봄은 다가오는데 공사가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설이 지난 이후부터는 애를 많이도 태웠다. 윤 소장에게 전화로 언제 시작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그 때마다 눈이 쌓여있어서 혹은 땅이 질어서 할 수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런 상황에선 장비 기동이 어렵다고 했다. 봄을 알리는 따뜻한 기운으로 서울엔 땅이 모두 녹고 나무들이 새순을 틔워내기 시작했건만 양평엔 눈이 여전히 쌓여 있거나 얼어있다는 얘기였다. 서후리가 지형상 산골짜기에 들어앉아 있어 통상 서울에 비해 3~5도 정도 기온이 낮기 때문에 윤 소장 얘기가 전혀 빈말은 아닐 터였다. 하지만, 사람이 삽으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굴삭기로 파고 덮는 일인데 윤 소장이 ..

건축 착공신고에 따른 고용보험, 산재보험

그제 근로복지공단 성남지사로부터 우편물을 한 통 받았다. 내용물을 보니 ‘건축 착공신고에 따른 고용·산재보험 가입안내문’과 고지서였다. 노무비, 산재보험료, 고용보험료를 내라는 것으로, 총 금액이 180만 원에 달했다. 15평 내외의 작은 집을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짓겠다는 계획이었던 만큼 이 보험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어디서도 들어본 적이 없는 비용이었다. 안내문을 살펴보니 고용·산재보험 의무가입대상은 아래와 같았다. 1. 산재보험 : 모든 건설공사 2. 고용보험 ① 건설사업자 :건설면허 보유여부와 관계없이 사업자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행하는 자 ② 건설사업자가 아닌 자 : 연면적 100㎡ 초과인 건축물의 건축 또는 연면적 200㎡ 초과인 건축물의 대수선에 해당하면서 총 공사금액이 2..

지하수 관정 맨홀의 단열작업과 나무 물주기

12월 2일(수) 지하수 관정 맨홀에 단열작업을 했다. 요즘들어 서울도 밤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날이 이어지면서 지하수 관정이 얼지나 않을까 염려가 많았다. 양평은 서울보다 평시 기온이 3~4도 가량 낮은 곳이라 그 걱정이 더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제 월요일까지는 다가오는 주말에나 가서 할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수능리에 집 지을 준비를 하는 친구가 수요일에 시간이 난다며 본인 것을 하는 참에 우리 것까지 해주겠다는 전화를 해왔다. 고마운 얘기였지만 친구가 혼자 작업을 하게 둘 수는 없어 오후반차를 내고 합류하기로 한 것이다. 친구가 단열작업에 필요한 스티로폼과 필요한 자재를 준비해 오전에 먼저 가있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이었던 나는 아침 7시에 업무를 시작해 12시 마감을 하고는 친구가..

지하수 관정에 모터펌프 설치

11월 6일(금), 지하수 관정에 모터펌프를 설치했다. 아침 일찍 양평 현장으로 건너갔더니 처음 보는 분이 트럭에서 사각형 맨홀 두 개를 막 내려놓고 있었다. 맨홀제작업체 사장이라고 했다. 내가 이곳엔 물이 많이 나와 저수탱크를 사용하지 않을 건데 맨홀을 왜 두 개나 내려놨냐고 물었더니, 자신은 주문받은대로만 할 뿐이라고 했다. 직수방식으로 사용할 것이니 지하수개발업체 사장에게 다시 확인해 보라고 했다. 잠시 후 통화를 끝낸 그는 맨홀 하나를 차에 도로 실으며, “물이 많이 난다고 하더라도 저수탱크를 사용하는 것이 관정속의 모터펌프 보호에 좋다”고 했다. 나는 물대박을 맞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나온다는데 굳이 저수탱크를 쓸 필요가 없지 않겠냐고 다시 묻자 그는 “그렇다면 저수탱크를 안 써도 되겠다”며 차..

우수관 매설

11월 5일(목), 정원 부지에 우수관을 매설했다. 빗물을 받아내기 위한 맨홀 4개를 설치하게 되는데, 우수관은 이들을 연결해 터밖의 주 도로 아래 있는 흄관으로 빗물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다. 맨홀(A)에서 흄관까지는 300mm, 맨홀간 연결관은 200mm의 DC관을 썼다. 향후 나무를 심거나 정원을 손볼 일이 생기더라도 이 우수관이 공사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맨홀(A) 지점은 2m20cm 깊이로 관을 매설했다. 맨홀(B,C) 지점은 물이 잘 빠지도록 A지점보다 높은 1m60cm 깊이로 팠다. 아래땅에서 집을 짓고 있는 현장감독이 와서 보더니 가장 좋은 자재를 써서 제대로 묻는다며 한껏 칭찬을 하고 갔다. 내가 지켜보기에도 이렇게까지 깊게 매설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윤 소장은 ..

축대공사 1~2차

10월 12일(월), 축대 쌓는 공사를 시작했다. 아내가 만들어준 간식거리(샌드위치 5개와 아침에 쥬스 2통)가 든 아이스박스를 들고 현장에 도착한 시각이 8시, 작업이 이미 시작된 뒤였다. 대형 트럭이 싣고온 보강토블럭을 굴삭기가 큰길에서 부지런히 축대 쌓을 자리로 옮기고 있었고, 기술자들은 콘크리트 기초 위에 레벨기를 놓고 블록을 놓을 자리의 수평을 찾고 있었다. 이런 기본 세팅이 끝나자 굴삭기가 자갈을 퍼서 철근콘크리트기초위로 붓기 시작했다. 자갈을 먼저 까는 것은 배수가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평평하지 않은 콘크리트기초면 위에서 수평을 맞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일정 두께로 자갈을 깐 다음 수평을 정성스럽게 맞춰가며 블록 한 단을 놓아 기준을 만들고, 그에 맞춰 블럭을 쌓아갔다..

보강토블럭축대 기초준비

9월 25일, 보강토블럭으로 축대를 쌓을 자리에 기초준비 작업을 하는 날이다. 한 줄로 땅을 길고 깊게 판 다음 바닥에 철근을 한 층 엮어 넣는 일이다. 거푸집은 대지 않고 땅의 내력을 이용해 축대의 안전성을 높이는 거라고 윤 소장은 설명했다. 윤 소장이 혼자서 작업을 한다고 했지만 어떻게 하는 건지도 볼 겸 하루 휴가를 내고 거들겠다는 제안을 했었다. 내가 살 땅을 만드는 작업인데 뭐라도 조금은 직접 하고 싶기도 했다. 윤 소장은 혼자해도 충분한 일이라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일을 하면 좋겠다며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에는 굴삭기로 땅을 파는 일이니 일찍 올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아내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 세 개와 김밥 세 줄, 샤인머스켓 포도 한 송이를 소풍용 아이스박스에 넣어 주었다. 1..

임야를 대지로 바꾸면 땅이 줄어든다?

9월 24일(목), 분할측량을 했다. 처음 토지를 매입할 당시엔 안쪽 땅으로 들어가는 폭 5m의 진입도로를 아래쪽에 내기로 했었다. 그에 따라 분할측량 후 지적도 등재까지 이루어졌다. 그런데 토목공사 협의 과정에서 윤 소장이 도로 위치를 위쪽으로 내는 게 좋다는 의견을 냈다. 아래쪽에 도로를 내면 내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위로 도로를 내야 윗땅과 도로를 사이에 둬 이격이 되고 전체적으로 땅을 넓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분할측량을 다시 하게 됐다. 우선 도로부지를 바꾸려면 아래쪽에 있던 도로용지를 내 땅으로 넣는 대신에 내 땅의 위쪽에서 같은 면적으로 도로용지를 잘라 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원 토지주와 도로용지 변경을 위한 지분교환계약을 추가로 체결한 뒤 아래쪽의 도로지분..

임야를 택지로 바꾸는데 드는 토목비용

내가 양평에 장만한 땅은 744㎡(225평)에 지목이 임야이다. 여기에 도로지분으로 22.5평(전용 토지의 10%)을 추가 매입했다. 단지형 전원주택부지는 통상 도로지분을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양평에서는 택지면적의 10~15%사이에서 정해진다고 들었다. 이 땅(225평)의 토목공사를 위해 전문업체와 3천만 원(부가세 별도)에 계약하고 공사를 시작했다. 계약을 앞두고 금액이 적정한 지에 대해 지방에서 여러 대의 중장비로 모래굴취사업을 하시는 장인어른께 공사내역을 말씀드리고 여쭤보니 괜찮은 금액이라고 하셨다. 공사를 할 윤 소장은 다른 사람들은 4천~5천만 원 가까이 요구할 거라고 얘기를 했다. 땅을 구입하기 전에 이 지역의 다른 분께 토목비용에 대해 물었더니 옆 땅까지 포함해 510여 평 전체를 하는데..

벌목을 하다

8월 18일(화), 터닦기 공사의 제1단계인 벌목을 했다. 땅을 구입한 뒤 처음 진행하는 공사였다. 다큐멘터리TV 채널에서 가끔 보던 외국의 벌목 영상을 상상했는데, 현장에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엔진톱을 사용하는 전문 벌목꾼 한 명과 굴삭기를 조종하는 윤 소장이 한 조가 돼 작업을 진행했는데 50여 년생 잣나무 한 그루를 쓰러뜨리는데 불과 1분 정도가 걸릴 뿐이었다. 정말 엄청난 속도였다. 벌목꾼이 쓰러뜨릴 방향에서 톱질을 얕게 한 다음 반대쪽을 잘라 들어가면 굴삭기가 집게손으로 밀어 넘어뜨리는 방식이었다. 나무가 쓰러지면 벌목꾼은 톱으로 가지들을 자른 다음, 곧은 줄기를 재목 크기로 절단했다. 그렇게 나무를 옮겨가며 벌목을 하다가 벌목꾼이 엔진톱에 오일을 보충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할 때면 굴삭기는 잘..